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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1011(Print)
ISSN : 2288-1727(Online)
The Journal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Vol.43 No.2 pp.15-26
DOI :

부산 어묵 가공업의 클러스터 조성 방안에 관한 연구

송정헌*
*부경대학교 해양산업경영학과

A Study on the Establishment of the Fish-Paste Processing Industrial Cluster in Busan

Jung-Hun Song*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xamine the establishment of the fish-paste processing industrial cluster in Busan. In order to successfully promote the fish-paste processing industrial cluster in Busan, first of all, it is required to implement various fish-paste processing related infra-structures and foundations. In addition to this, the agreements among fish-paste processing related organizations and businesses are inevitable to secure plans of inter-working with fisheries policies, to make efficient conditions for the stable supply of raw materials, and to pursue various supports from central and local governments for a viable development of fish-paste processing business companies in Busan.

02.송정헌.pdf438.6KB

Ⅰ. 서 론

 어묵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일제 때 부산을 통해서였다. 부산은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워 당시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으며, 자연스럽게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어묵공장이 부산에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1940년대에 최초로 환공식품이 부산 부평동 사거리에서 어묵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 후 부산 부평동을 중심으로 시장이나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으며, 부평동 오뎅할매부터 시작한 부산 효성어묵(1960년), 부산 대원어묵(1965년), 부산어묵(1974년), 남부식품(1975년), 선우어묵(1975년) 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연히 부산이 어묵의 도입지이자 대명사가 되었고 나중에 부산어묵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기 시작했다.

 부산어묵이 유명해진 이유로는 국내 최대의 연근해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서 나오는 신선한 수산물을 원료로 사용했다는 점과 해방 후 일본이 남기고 간 기술·인력 및 공장이 부산어묵의 뿌리가 되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어묵의 재료인 수산물을 구하기 쉬운 지리적 여건도 어묵공장이 부산을 중심으로 생기게 된 또 다른 원인이었다. 부산 어묵이 맛있는 이유는 부산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어육을 70% 이상 원료로 하여 어묵을 만들었기 때문에 맛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어묵가공업의 입지는 연근해 어항과 원양어업의 전진기지를 지니고 있어 수산물가공업의 원료공급이 원활한 부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어묵의 국내 원료의 안정적 공급체제가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수입 원료에 의존하는 비율이 증가하게 되자 대기업 어묵가공업체는 주로 대량 소비지인 대도시권역에 위치하여 유통경비 절감 및 제품보존기간 연장을 기하고 있다. 어묵가공업이 대기업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 시장상황 하에서, 부산 어묵가공업은 원료수급, 판매, 기술개발, 브랜드화, 공동배송, 폐수처리, 위생 측면에서의 비용절감 및 품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클러스터 전략을 유용한 수단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왔다. 본 연구에서는 수산업 클러스터의 개념 정리보다는 (최성애, 2009) 부산시 어묵 가공업을 대상으로 클러스터의 주변 환경을 분석하여 클러스터 형성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였다.

Ⅱ. 부산시 수산 가공업의 개요

1. 수산가공업의 위치

 부산 지역은 풍부한 노동력과 일본이라는 큰 수출시장과의 인접성으로 인하여 수산물가공업의 발달조건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연근해 어항, 원양어업 전진기지를 지니고 있어 수산물가공업의 원료공급이 원활한 이점도 지니고 있다.

 〈표 1〉은 부산시 수산업에 있어서 수산가공업이 차지하는 위치를 살펴보기 위하여 원양어업을 제외한 어업생산금액과 수산가공생산금액을 비교한 것이다. 부산시 어업의 생산구성은 어선어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한중 한일 어업협정 발효시기를 기점으로 한 1998년 이후 어업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어업생산금액도 감소하고 있다. 한편 수산가공품 생산은 증가추세에 있으며, 2004년을 기점으로 수산가공생산금액이 어업생산금액을 상회하고 있고, 그 격차가 점점 확대되어 2008년과 2010년에는 어업과 수산가공업을 합친 금액 중 수산가공업이 각각 82.3%와 72.6%를 차지하였다.

<표 1>부산시 수산업에 있어서 수산가공업이 차지하는 위치

2. 수산가공업의 현황 분석

 부산시의 수산가공품 생산실적은〈표 2〉에서와 같이 2010년 말 현재 478,407톤으로 전국 대비 26.4%를 점하고 있다.

<표 2>부산시 품종별 수산가공품 생산량

 종류별 생산은 소건품을 비롯한 13종의 수산물 가공품 가운데서 2010년을 기준으로 수산냉동품 생산이 전체의 80.2%(478,407톤)로 1위를 점하며, 두번째가 연제품으로 10.3%(383,715톤), 그 밖에 11개 품목은 연간 1톤 미만의 소량생산으로 전체의 9.5%에 불과하다.

 사업체기초통계조사에 의한 부산시 수산물가공업체 수는 351개사, 종사자수는 4,734명, 매출액은 5,407억원에 이른다. 업종별 수산가공업체수는 어묵이 포함된 훈제 및 조리식품제조업체가 133개소(37.9%)로 가장 많고, 건조 및 염장품 제조업체가 81개소(23.1%), 냉동품제조업체가 56개소(16.0%), 해조류가공 및 저장처리업체수가 40개소(11.4%), 어육 및 유사제품제조업체가 37개소(10.5%), 기타 수산가공업체수가 4개소 (1.1%) 순으로 되어 있다.

 매출액별로 보면 냉동품제조업이 1,921억원 (35.5%)으로 가장 많고, 훈제 및 조리식품제조업이 1,437억원(26.6%), 건조 및 염장품제조업이 1,027억원(19.0%), 어육 및 유사제품제조업이 744억원(9.7%), 해조류가공 및 저장처리업이 210억원(3.9%), 기타 수산가공업체이 69억원 (1.3%)으로 나타났다.

<표 3>부산시 수산가공업의 사업체수, 종사자수, 매출액 현황

 부산시에 있어서 어묵이 포함된 훈제 및 조리식품제조업은 사업체수가 가장 많은데 반해 1사업체당 매출액은 11억원으로, 냉동품제조업(34억원)과 어육 및 유사제품제조업(20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묵 제조업의 상대적 영세성은 후술하는 어묵 클러스터 형성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표 4〉는 부산시의 업종별, 구별 사업체수를 나타낸 것이다. 수산가공업체수가 가장 많이 입지해 있는 구는 사하구(137개소, 39.0%)이며, 다음으로 기장군이 45개(12.8%), 서구가 32개소 (9.1%)이며, 상위 3개구가 전체의 6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어육 및 유사제품제조업은 사하구가 73.0%, 훈제 및 조리식품제조업은 사하구가 32.3%, 냉동품제조업은 사하구가 55.4%, 건조 및 염장품제조업은 사하구가 35.8%, 기장군이 30.9%, 해조류가공 및 저장처리업은 기장군이 37.5%, 기타 수산가공업은 사하구가 50.0%, 사상구가 50.0%를 차지하고 있어, 부산시의 수산가공업은 해조류가공 및 저장처리업을 제외하고 사하구가 중심인 것을 알 수 있다.

<표 4>부산시 업종별 구별 수산가공업체수

Ⅲ. 어묵 가공업 현황 및 클러스터 환경 분석

1. 어묵 가공업 현황

1) 지역별 연제품 생산 동향

 어육 연제품은 전통적으로 신선한 명태나 조기류 등과 같은 백색육 어류의 근육 중 염용성 단백질을 분리 정선한 연육을 주원료로 하고 전분류와 다양한 조미소재를 부원료로 해 가열 조리한 탄력성이 있는 대표적 수산가공식품으로, 제품군에는 어묵류, 맛살류, 햄, 소세지류가 있다.

 공식 통계로 어묵생산량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제품 생상동향을 통해 어묵 생산동향을 고찰하고자 한다. 연제품의 생산은 내수 및 수출수요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생산이 증가하여 2000년에 16.6만톤을 기록하였다. 이후 점차 생산이 감소되는 경향을 보여 2005년 총 생산량은 8.8만톤까지 감소하였으나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관계자의 인터뷰에 의하면 품목에 따라서는 맛살, 튀김어묵, 어육소시지 순으로 생산량이 많다고 한다.

 지역별 연제품 생산은 1980년대 중반까지 부산시가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였으나, 1990년 중반 이후 경기도의 생산량이 급증하여 2000년에는 경기도가 전체의 58.6%(11만톤)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경기도의 연제품 생산량의 급감과 병행하여 전체 연제품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2010년 현재 지역별 연제품 생산량을 보면, 부산시가 4.9만톤(42.9%), 경기도가 3.8만톤(33.5%)을 기록하여 경기도와 부산시가 전체의 76.4%를 차지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표 5>지역별 연제품 생산량

2) 어묵가공업체 현황

 부산시 전체 어묵가공업체수는 94개소로 이를 구별로 살펴보면, 사하구가 23개소(24.5%)로 가장 많고, 동래구가 15개소(16.0%), 부산진구가 12개소(12.8%)이다. 한편 지역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사하구가 377억원으로 전체의 83.3%를 차지하고 있어 비교적 대규모 사업체가 사하구에 입지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6>부산시 어묵가공업의 구별 사업체수, 종사자수, 매출액 현황

〈표 7〉은 대규모 어묵 가공업체가 사하구에 입지해 있는 사실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구별 매출액 규모별 사업체수를 나타낸 것이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매출액 10억원 이상의 대규모 어묵 가공업체가 사하구에만 12개소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7>구별 매출액규모별 사업체수

 부산시 어묵가공업체는 가내 공장형과 기업형 공장으로 나눌 수 있다. 가내 공장형 어묵제조업체는 주로 재래시장에 위치하며 제품 생산과 판매가 동일 시장 내에서 이루어진다. 부산시의 전통적인 재래시장으로는 부산진구의 중앙시장, 초량시장, 수정시장, 부전시장과 동래구의 동래시장, 남구의 남광시장 등이 있다.

 그리고 기업형 공장은 현재는 사하구 장림동 외각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여 이주한 상태이며, 제품의 판매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 70〜80%를 차지하고 있다.

2. 어묵가공업을 둘러싼 환경 분석

1) 원료(생육과 연육)조달

 어묵의 원료는 생육과 연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생육은 주로 국내 산지어시장에서 구입한 생선에서 불가식 부분을 제거 후 첨가물을 넣지 않은 상태로 냉장 사용하는 생선살을 말하며, 연육은 생선을 불가식 부분을 제거 후 으깨어 첨가물을 넣어 죽을 만든 후 급속 냉동시킨 어육을 말한다. 연육은 다시 생선을 잡아서 육지에서 가공하여 냉동시킨 육상연육과 어획한 배위에서 바로 가공하는 선상연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선상연육은 생선을 어획하여 잡는 배에서 가공되기 때문에 선도가 높다.

<표 8>어묵 원료의 조달 현황

 부산지역 어묵제조업체의 원료조달 비율은 주로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구입(8월〜이듬해 3월)하여 가공한 생육이 30%, 국내 선상연육이 0%, 수입 육상연육이 60%, 수입 선상연육이 10%를 점하고 있다. 국내 선상연육은 합작회사 (JV)형태로 북태평양 해역( 주로 미국과 러시아 해역)에서 1984년에 생산이 개시되어 工母船에서 연육으로 가공되어 국내로 반입되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의 입어료 인상, 입어조건 강화 등으로 선상연육 생산이 어려워지고 외국과의 공동어업개발이 외국의 독자개발이라는 형태로 변화됨에 따라 연육의 수입 의존도가 심화되었다. 그리고 미국의 선상연육은 북태평양 명태어업의 부진과 동일 원료로 생산되는 Fillet 제품의 수요 증가에 의해 감소추세에 있으며1) , 현재 연육의 새로운 조달 국가로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어묵가공품이 대기업의 시장참여를 제한했던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해제되면서 대기업의 시장참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대기업이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원료를 매점하면서 부산지역의 중소어묵제조업은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주석
 1) 최근 광우병 파동으로 유럽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수산물에 새로운 눈길을 돌린 데다 유로화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미국 가공업체들은 연육보다 유럽행 필렛(포) 수출을 더 선호하게 됐다.

2) 연육 수입 및 도매

 부산시의 연육수입업체는 약 15개사로 이중 3개업체가 연육 수입량의 50〜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사하구 장림동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연육 냉동보관창고, 어묵가공업체 등이 이 주변에 입지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산시에는 재래시장의 영세다수 가내공장형 어묵제조업체에게 연육을 공급하기 위하여 독자적인 개별 판매루트를 가진 영세도매업자들이 다수 존재한다.

3) 연육보관

 수입 냉동 수산물과 같이 연육도 수입 후 어묵제조업자에게 유통되기 전에 일정기간 보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 성수기인 9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는 약 15〜20일, 비수기인 6월말에서 8월까지는 보통 2〜3개월의 보관기간이 요구된다.

 그리고 냉동연육은 -18℃ 이하에서 보관하여야 품질이 유지되며 냉동연육을 농산물과 같이 보관하면 품질이 손상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연육 전용의 보관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부산시의 구별 냉장·냉동창고 수는 서구에 42개소, 사하구에 70개소, 기타에 24개소가 있으며, 사하구가 전체의 51.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기업형 어묵가공공장이 많이 입주해 있는 사하구 장림동은 부산시 전체의 업체 수에서 22.1%, 냉장능력에서 7.7%를 차지하고 있어 연육보관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표 9>부산시 냉장 · 냉동창고업 현황 (2008년 3월 현재)

Ⅳ. 부산어묵식품 클러스터 형성방안

1. 클러스터 형성 가능성

1) 원료의 공동 구입 (원료생산 및 원료수입의 관문)

 원료를 공동구매하는 방법에는 어육연제품조합과 같은 조합의 공동구입 형태와 가공업자들의 공동구입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부산의 경우 어육연제품조합 부산지부가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원료를 조합원을 대신하여 일괄 구매·공급함으로써 적기사용을 통한 원활한 생산 활동을 지원하고 다량구매에 따른 유리한 조건의 거래를 수행하여 조합원 생산품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조합 및 가공업자들의 공동 구매사업이 용이한 것만은 아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국내 원료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원료 수입에 관한 노하우, 인적자원, 정보, 신용력 등의 조건을 조합 및 가공업자들이 단시간에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 공동 기술개발 (신제품개발 및 품질향상)

 클러스터 내에 공동 연구시설을 유치함으로써 새로운 제품개발에 의한 어묵 수요증가와 제품의 품질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개별 중소가공업체들로서는 활용이 어려운 제품개발 연구시설을 공동 출자 및 활용함으로써 어묵시장의 수요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어묵의 경우 과다한 가열살균이 제품의 탄력을 저하시킴에 따라 저온 살균 및 저온 유통체계에 의존함으로써 제품의 수명이 타 가공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유통 불안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제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은 대체적으로 새로운 대체연육 소재의 개발, 고기능성 품질개량제의 개발 및 응용, 새로운 소비수요를 유발하기 위한 새로운 성형기술, 조미가공 기술, 기능성 식품 이미지부여, 고품질 원료연육의 사용비율 증가 및 성형공정 개선에 의한 제품 차별화 등의 방향으로 이루어져오고 있는데, 이러한 제반 어묵가공 기술개발도 클러스터 형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 물류비용, 인력조달비용 절감

 어묵유통은 차량주문 단위인 대형할인점 및 물류센터를 제외하면 박스주문 단위의 영세 유통이 일반적이다. 박스주문 단위의 영세유통은 어묵가공업체의 물류경비 증가로 직결된다. 따라서 지금까지 피혁단지 내의 각 가공업체가 독자적으로 행하던 박스주문 단위의 배송사업을 배송센터로 통합하면 배송차량 및 인원의 삭감과 유통시간의 단축으로 물류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

 그리고 장림동 피혁단지 인근에는 주거지가 많아 노동력을 조달하기가 용이하다. 한때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산업단지 등으로 이사를 갔던 한 수산가공업체는 구인광고를 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다시 장림 피혁단지로 돌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4) 제품의 공동브랜드화 (“명품 부산어묵”)

 ‘부산 명품수산물’은 부산시가 WTO/DDA·FTA 체결확대 등 급속히 개편되는 국제무역 질서와 국내시장 개방에 대응할 수 있는 수산물 브랜드 개발로 국내외 마케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국내 공인검사기관보다 훨씬 까다롭게 인증기준을 만들고 이를 통과하는 수산물을 부산의 대표적 제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부산시는 어묵과 미역·다시마·간고등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16개 업체의 77개 제품에 대해‘부산시 지정 명품수산물’로 선정했다. 이에 따 라 해 당 해 당 업 체 들 은 ‘DYNAMIC BUSAN’이라는 시 로고가 함께 들어가는 별 모양의 인증마크를 사용하면서 부산시의 지원을 받게 된다. 명품으로 지정된 제품은 어묵의 경우 식품위생법상 50% 이상으로 규정된 어육의 비율을 70% 이상으로 높였고, 어육 원료의 절반 이상을 연근해산으로 한정했으며, 합성 감미료나 착색료, 보존료, 산화방지제 등은 전혀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부산시의 중소 어묵가공업체들은 클러스터에 집적화되는 업체들을 공동브랜드화하여 공동브랜드를 통한 다양한 제품개발과 품질관리로 부산어묵의 소비자 인지도를 더욱 높여서 대규모 어묵가공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그림 1>부산어묵 상표

5) 공동 폐수처리 (부산물 일괄처리 등의 환경 문제 포함)

 부산 사하구 장림동 피혁단지는 단지 내에 입주해 있는 51개 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7개가 어묵 등 수산가공업체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산 제품의 저렴한 가격과 급속한 제조기술 발달로 인해 단지 내 가죽제품 제조업체들이 폐업한 뒷자리를 수산가공업이 채워나가고 있다. 수산가공업이 장림피혁단지에 입주하기 시작한 원인은 공동폐수처리시설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이다.

 과거 부산 서구와 사상·사하구 일원에 흩어져 있던 수산가공업체들은 주거지가 가까운 경우에는 수시로 악취 민원이 들어오고, 공장 밀집지에서는 폐수 무단 방류 단속으로 고심해왔다. 원재료와 기계장비 세척 등을 하고 나면 필연적으로 나오는 폐수를 정화하기 위해 개별 업체마다 소형 정화시설을 갖춰야 했고, 정화시설만 전담하는 인력을 고용해야 했다. 하지만 피혁단지에 입주하면서 일종의 보증금인 폐수분담금을 납부하고 매달 처리비만 부담하면 폐수문제는 해결되고 폐수처리비용도 상당부문 절감되었다고 한다.

 한편, 일본 내에서 어묵 등 수산 연제품의 주요 생산지인 미야기(宮城)현 시오가마(鹽釜)시에서 어묵 제조 때 배출되는 폐유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는 사업이 주목받고 있어 클러스터 내의 폐유를 공동으로 수거하여 이를 에너지화하는 사업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본다.

6) 공동 위생관리시스템의 운영(HACCP)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란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각 단계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규명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중요관리점을 결정하여 자주적이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로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인 위생관리체계를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2006년부터 2012년 까 지 어 묵 공 장 의 규 모 에 따 라 연 차 적 으 로 HACCP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어묵공장의 전공정이 위생적으로 검증된 곳에서 만든 어묵만을 유통시키겠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그 동안 식품영업자의 희망에 따라 자율적으로 적용하던 HACCP를 위해발생 우려가 높은 6개 식품(어묵, 냉동만두, 조미가공품, 빙과류, 비가열음료, 레토르트식품) 의 제조·가공업소를 시작으로, 2006년부터 업소 규모에 따라 연차적·단계적으로 HACCP 적용을 의무화 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시행 1단계인 2006년부터 연매출액 20억 이상이면서 종업원수 51인 이상의 어묵류 등 6개 품목을 제조가공하는 업소부터 2006년 12월 1일까지 HACCP를 적용하지 아니하면 해당식품을 더 이상 생산·판매할 수 없게 하였다.

 2단계인 2008년 12월까지는 연매출액 5억원 이상, 종업원수 21인 이상인 업소, 3단계 2010년 12월까지는 연매출액 1억원 이상, 종업원수 6인 이상인 업소, 4단계 2012년 12월까지는 연매출액 1억 미만 또는 종업원수 5인 이하인 업소는 HACCP를 적용해야 한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최근 국·내외적으로 각종 식품사고가 끊이지 않고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신으로 인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져 있다.

 부산의 경우 매출액이 5억 이상인 어묵제조업체는 HACCP를 적용하고 있으나 이들 업체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어묵제조업체는 규모에 따라 2010년과 2012년까지 HACCP를 적용해야 한다. 이들 영세업체의 대부분은 3억에서 10억 가까이 소요되는 HACCP 기준에 부합되는 설비를 맞추기 어려운 상태이므로 어묵 클러스터 조성을 통하여 규격화된 위생시설을 갖추어 비용을 줄일 경우 HACCP 문제가 상당부문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클러스터 구축 방안

1) 연구지원

 부산시에 있어서 어묵과 관련된 연구는 기업의 자체 기술개발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 부설 소규모 연구소와 인력은 다소 있으나 현장과 연계한 현장중심 어묵연구센터는 없는 실정이며, 해마다 많은 인력이 배출되고 있으나 지역 가공업체의 영세성으로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자율적인 산·학 기술개발체계를 구축하여 기술개발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클러스터 내에 산학관 연구 협력센터가 추진되어야 한다.

2) 행정지원

 부산시는 지역 수산가공단지 기반조성을 통한 지역 수산가공업 특화를 위해 감천항 동편의 수산물류무역기지를 중심으로 반경 5km 이내를 동북아 중심「BUSAN FOOD VALLEY」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 사업의 주요 추진내용(안)은 다음과 같다.

<표 10>『BUSAN FOOD VALLEY』주요 사업내용(안)

3) 부산어묵 클러스터 형성

 부산시의 어묵가공산업을 클러스터 관점에서 보면, 어묵가공업체를 중심으로 어묵의 원료조달의 기반이 되는 부산공동어시장과 수입항이 부산시에 존재하며, 원료를 확보하고 보관하기 위하여 연육수입업자, 연육도매업자 및 연육보관업자와 어묵가공업자가 연계되어 있으며, 어묵제품의 포장과 운반을 위해서 어묵포장업자와 운반업자가 어묵가공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그 외곽으로 어묵의 자가품질검사 실시하는 어묵연제품조합 부산지부, 연구개발 기능을 담당하는 부경대학교와 국립수산과학원, 그리고 폐수처리를 담당하는 피혁조합이 있으며 행정과 지도를 담당하는 부산시청 등으로 구성된다.

 부산시의 어묵가공산업은 생산의 지리적 집적과 어묵가공과 관련된 생산기반이 갖추어져 있기는 하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클러스터로서의 체제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 즉 부산시 어묵가공업이 장림동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묵가공업체를 중심으로 각 주체 간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한다. 부산시가 어묵가공업의 클러스터 형성을 위해서는 (가칭) 부산어묵 클러스터 추진센터의 설립이 검토되어야 한다. 부산어묵 클러스터 추진센터의 개요는〈표 11〉과 같다.

<그림 2>부산어묵 클러스터 구성요소

<표 11>『(가칭)부산어묵 클러스터 추진센터』주요 사업내용(안)

Ⅴ. 결 론

 최근의 국내 어묵 시장은 원료, 품질에 대한 불신으로 부산어묵 제품 점유율이 하락하고 수도권에 위치한 대림수산과 CJ제일제당(삼호 F&G를 인수), 동원F&B 등 메이저 3사의 시장지배가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시 어묵가공업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안정적인 원료확보, 종업원 및 후계자 문제, 공해처리 관련 비용 증가, 소비자 수요변화에 따른 신제품 개발의 필요성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또한 어묵은 지난 2006년 사 업 체 의 규 모 에 따 라 단 계 적 으 로 HACCP를 의무 적용해야 하는 품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영세했던 업체들이 퇴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러한 부산시 어묵가공이 가지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동업자간 협력이 요구되나 수산가공업자 대부분은 독자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 인식 하에 부산시의 어묵가공업의 환경을 분석하고, 최근 들어 지역전략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클러스터를 토대로 부산 어묵 가공업의 육성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어묵시장을 둘러싼 이러한 내외 환경변화에 부산시 어묵가공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산학연관 협력관계를 강화하여, 원료의 구입에서 제품의 판매에 이르는 사업과정을 합리화하고, 공동기술개발과 공동폐수처리, 공동 위생관리시스템 등 규격화된 시설을 갖추어 비용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러한 어묵산업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묵관련 기관과 업체 간의 협의체가 구성되어야 하며, 식품산업과 관련이 있는 정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또한 안정적인 원료조달과 판매의사의 통일 등으로 어묵산업의 시장구조를 개선해야 부산 어묵 클러스터가 원활하게 추진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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