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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1011(Print)
ISSN : 2288-1727(Online)
The Journal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Vol.49 No.3 pp.1-14
DOI : http://dx.doi.org/10.12939/FBA.2018.49.3.001

South-North Korea, Japan Red Snow Crab Industry Cooperation

Kyung-Ho Eom*
North Korean Studies Major (Dept. of Political Adminstration) of Dongguk University of Seoul, 04622, Korea
*Corresponding author : +82-33-637-4892, E-mail : hyozo@kita.net
23 June 2018 17 September 2018 17 September 2018

Abstract

This study focuses on red snow crabs for fisheries cooperation in South Korea, North Korea, and Japan. South Korea, North Korea, and Japan have had experience in promoting red snow crab fisheries cooperation. However, this cooperation is now discontinued. South Korea, North Korea, and Japan are required to play a role in mediating South Korea in order to promote red snow crabs fisheries cooperation. South Korea has the capacity to carry out economic intervention in North Korea and Japan. This is even more so in the red snow crabs. On the other, South Korea, North Korea and Japan's red snow crabs fisheries cooperation can develop into Northeast Asian fisheries cooperation including Russia and China. This can be done through the major fisheries of the East Sea, the squid and the alaska pollocks. The role of the Korean peninsula is important in Northeast Asian fisheries cooperation.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산업협력

엄경호*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초록


    I. 서 론

    2018년에 접어들면서 남한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북한의 경제특구ㆍ개발구 발전 계획이 맞물리고 있다. 특히 바다를 공유하는 수산협력은 경제협력의 마중물 역할과 함께 단기적인 효과도 창출할 수 있다. 환동해권 국가인 일본도 이러한 움직임에 예외일 수 없다.

    경제적 신뢰관계는 장기적인 협력과 투자를 통한 상호 이익이 지속될 때 구축될 수 있지만 이를 좀 더 단기간에 구축하고자 한다면 국가 간 제도 또는 국가와 국가를 잇는 중개 또는 중계가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환황해, 환동해 수산협력에 있어서 국가 간 중재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는 역내 국가가 아닌 중국이다. 동시에 역내 정치ㆍ군사적 긴장도와 중국 수산업의 이익이 비례해 왔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본 연구는 최근의 남북관계에 편승하여 남한이 중심이 되는 남ㆍ북ㆍ일 환동해권 수산협력을 제안하고자 한다. 또한 이를 위한 마중물 역할로서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수산협력에 주목한다. 환동해권에서 붉은 대게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시차를 두고 양자 간 협력이 시도되었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붉은 대게를 환동해권 수산협력 기제로 주목하는 이유는 첫째, 환동해권에서만 어획된다는 점, 둘째, 제한적이지만 양자 간 분업체계가 가동 중인 점, 셋째, 남ㆍ북ㆍ일 3국은 이미 가공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 넷째, 어장의 일부를 보유한 러시아의 참여를 통해 동북아시아 수산협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 다섯째 붉은 대게는 남ㆍ북ㆍ일 지역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여건들은 역내 붉은 대게 수산협력에 있어서 수평적 분업체계를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환동해권에서의 붉은 대게 협력 사업 방안의 조건은 첫째, 남북한 간 협력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일본의 북한산(Made in North Korea)에 대한 수입보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남한의 중재가 결정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넷째,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이 환동해권 수산협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다섯째, 붉은 대게를 통한 환동해권 수산협력은 동북아시아 수산협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기존의 여건을 살리면서 수산협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남ㆍ북ㆍ일간 붉은 대게 협력사업의 실패 경험과 동북아시아 역내 정치ㆍ군사문제를 묵과할 수 없다. 또한 북한과 일본이 동시에 참여하는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도 직시해야 한다.

    첫째, 북한과의 수산협력은 정치ㆍ군사적 관계에 종속되어 있다. 둘째,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국제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경제제재) 셋째, 북한과 일본은 수산협력을 포함한 경제협력에 대한 신뢰관계가 전무하다. 넷째, 환동해권 붉은 대게 협력 사업에 있어서 일본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본 연구는 이상의 배경과 현실을 고려하여 환동해권에서 왜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이 필요한가, 붉은 대게는 환동해권 수산협력을 촉발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본 연구에서는 ‘수산협력’의 범위를 어획부터 수산가공품을 수출하는 단계까지 규정하였다. 또한 국가명은 남한, 북한, 일본으로 통일하며, 환동해권은 남ㆍ북ㆍ일로 한정하되 사안에 따라 중국을 포함시키고, 동북아시아는 남ㆍ북ㆍ중ㆍ일ㆍ러로 규정하였다.

     

    II. 환동해권 경제협력에 관한 선행연구 및 이론 검토

    북한 참여를 고려한 환동해권 경제권 구상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연구들이 존재하지만 이들 연구들은 대개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수면 위ㆍ아래를 왕복했었다. 북한이 참여하는 경제협력 방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최영진(2018)의 연구도 그 중 하나이다. 그는 환동해권 경제협력에서 북한이 포함된 경제협력은 평면적이고 단순구조인 다자주의보다 다양한 행위자들의 참여를 설명할 수 있는 관계망이론 적용이 적합하다고 주장한다1). 하지만 최근 남북이 합의한 정경분리원칙을 반영한다면 환동해권 경제협력은 관계망이론보다 다자주의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1) 최영진(2018), “환동해 초국경 개발협력과 해항도시의 관계”,「해항도시문화교섭학」, pp. 233~269,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남북 수산협력에 임하는 북한의 동기에 대한 박성준(2013)2)의 연구는 본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 의미 있는 논의이다. 박성준은 북한은 남북 간 수산협력도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으로 생각한다는 점, 군사안보와 통일정책상 이익을 수산협력 이익보다 우선한다는 점, 대내외 정치 상황에 따라 수산협력의 대응도 변화되었다는 점을 들어 대남 수산협력을 정치화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남북한 수산협력의 선결조건으로 군사적 신뢰구축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고, 상호주의협력 원칙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성준의 연구는 일방적인 경제적 지원성격의 협력을 지양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경제협력을 강조한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남북한 군사적 신뢰관계는 남북수산협력에 대한 협의합의의 결정적 배경으로 이기도 하다. 남북한은 정치ㆍ군사적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경제협력 논의는 무의미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안정과 평화의 출발점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라는 쿱찬(Kupchan Charles A.)의 주장을 인용하는 박성준의 연구는 남북수산협력에 있어서 의미 있는 제언이다. 하지만 연구 전반에 깔려있는 북한에 대한 정치 중심적 관점과 모든 경제활동에 있어서 정치ㆍ군사논리가 우선한다는 전제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이는 최근 남북한 간 전개되는 정치ㆍ군사적 긴장완화를 결과론적 관점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당국의 국가정책이념의 목적을 궁극적으로 정치ㆍ군사적 완성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론이다. 그렇지만 남북한 수산협력은 경제논리만으로 다룰 수 없다는 관점으로 본다면 박성준의 연구는 붉은 대게를 매개로 하는 남ㆍ북ㆍ일 수산협력에 던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과 교류를 홍콩이 중재한 사례를 모델로 한 ‘중개견인(仲介牽引) 모델’3)은 대만과 홍콩이 중국에 편승되는 현상이 뚜렷한 점만 부각되지 않는다면 남북일 3국의 수산협력 방안에서 남한이 중재할 수 있는 사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Ⅲ.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산업협력

    1. 붉은 대게

    붉은 대게의 주요 서식 범위는 독도를 중심으로 반경 500km 이내 수역이며 남ㆍ북ㆍ일 3국은 각각 고유의 어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붉은 대게 생태범위가 50km 이내인 정착성 어종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수심은 800m에서 1,650m 사이이다. 가공 수율은 선상에서 자숙 처리한 것이 항구에 도착한 후 자숙 처리한 수율보다 4%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4). 따라서 붉은 대게는 항구로부터 30분 이내의 배후지에 가공단지가 형성되는 가공용 원료이다.

    환동해 수역에서 붉은 대게가 어획되기 시작한 시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략 1950년대 전후 일본 서해안에서부터이다. 본격적으로 경제성 어획작업이 시작되는 시점은 1970년대 초 일본에서부터이다.

     

    2) 박성준(2013), “남북한 수산협력 연구 -북한의 협력동기 변화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박사학위.
    3) 曺永模(2001), “環東海圈의 發展과 域內 經濟協力 모델에 關한 硏究, 東國大學校 貿易學科 博士學位, p. 115.
    4) 서상복ㆍ박춘규(1979), “한국 동해 심해 산 붉은 대게 처리가공 및 수율조사에 관한 연구”, 「국립수산과학원 연구보고」 21호, pp. 91~101.

     

    <표 1>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연도별 어획량(1978~2017)

    주 : 養松郁子ㆍ佐久間啓ㆍ上田祐司, “平成 29 (2017)年度ベニズワイガニ日本海系群の資源評価”, 日本海区水産研究所, 2017, KMI, (2017 일반해면(연ㆍ근해)어업 주요 품종별 생산량).

     

    5) 일본 북서부해역 어획량 ; 養松郁子ㆍ佐久間啓ㆍ上田祐司, “平成 29 (2017)年度ベニズワイガニ日本海系群の資源評価”, 日本海区水産研究所.
    6) KMI, 2017 일반해면(연ㆍ근해)어업 주요 품종별 생산량.

     

     

    <표 1>에서 일본의 ‘EEZ외 수역’을 북한 수역으로 추정한다면 일본은 붉은 대게 가공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0년대부터 북한수역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일본은 1999년 신 한일어업협정 발효 이후 자원관리 측면에서 매년 15,000톤 규모의 어획량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는 15,000톤 전후로 안정적인 어획량을 유지하고 있다. <표 1>에서 2007년부터 북한수역(자료에서는 ‘EEZ 외 수역’)에서의 어획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이유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2006.7.5.)을 기점으로 북한 수역 내 조업활동중인(동해 NLL 부근 3척의 조업선) 붉은 대게 어선에 대한 출어금지조치로 인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산업협력을 위한 기반 현황

    1) 남한과 일본의 어장과 가공공장

    남한과 일본 어장은 독도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대화퇴 북동쪽 수역과 남쪽으로는 포항과 사카이미나토(境港, 鳥取県)를 잇는 직선 위쪽 수역이다. 이 수역에서 동해 NLL 동쪽 북한 측 경제수역을 제외한 지역이 남한과 일본의 붉은 대게 어장이다.

    현재 남한과 일본의 붉은 대게 가공공장은 강원도 7곳, 경북 10곳, 일본은 사카이미나토와 요나고시 6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2) 북한의 어장과 가공공장

    2017년 조선중앙TV 방영내용에 의하면 북한은 먼 바다에서 조업할 수 없는 환경을 극복하여 새로운 어획방법을 도입하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붉은 대게를 어획하는 데에는 600마력 이상의 선박이 필요하지만 여건상 작은 배로도 어획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7). 북한의 붉은 대게 원료 입항지인 김책, 청진 앞바다 수심이 깊다는 것을 감안하면 굳이 먼 바다까지 나가지 않아도 연안에서의 조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북한의 붉은 대게 어장은 남한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균 수심이 깊은 북한 경제수역 전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북한의 붉은 대게 가공공장으로 확인되는 곳은 김책 대경 수산 종합기업소와 청진 중앙 동물원 사료보장 수산사업소 두 군데이다. 또 다른 곳은 흥남 대경 수산 종합기업소(광명성수산물종합기업소)이지만, 이곳은 붉은 대게 원료가 반입되는 것만 확인할 수 있고 실제로 가공되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김책, 청진, 흥남 앞바다는 수심이 깊어서 먼 바다까지 나가지 않아도 붉은 대게를 어획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에 있다. 특히 김책 대경 수산 종합기업소 내 붉은 대게 가공공장은 부두 관할 내에 공장이 설치되어 있어 선도를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이다.

     

    7) 조선중앙 TV “자기 힘을 믿으라-김책대경수산종합기업소 편”, “청진중앙동물원사료보장수산사업소 편”, 방영 일시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2016년 7차 당 대회 이후 동년 6월 1일부터 시작된 200일 전투 중에 촬영된 것 으로 추정할 수 있다. 남한의 EBS1 ‘북한스타일’에서는 조선중앙TV에서 방영한 붉은 대게 관련 영상을 2016년 2월 29일자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2016년 상반기 방영분으로 추정할 수 있다.
    8) 북한 측 현황은 조선중앙 TV 방영내용을 토대로 추정.
    9) 북한은 가공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한계적으로 대외경쟁력이 존재하며, 일본은 가공품 전량 국내소 비로 파악되므로 대외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표기하였다.

     

     

    <표 2> 국가별 붉은 대게 산업요소 보유 현황(추정)


    주 : ◎○△☓는 좌측 순서대로 국가 간 상대적 보유 정도

     

     

    3.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산업협력

    1) 남ㆍ북 협력

    1988년 7.7선언 이후 남북 간 경제교류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타나자 남한의 관련업계는 1990년대부터 북한산 붉은 대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당시 붉은 대게 원료가 부족했다거나 가공공장의 채산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정치ㆍ군사적 긴장완화를 도모하고자 했던 정권차원의 대북정책에 편승하여 북한산 붉은 대게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표 3>에 의하면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총 4,835톤의 붉은 대게 원료가 남측으로 반입된 것으로 나타난다. 남북한 간 구체적인 협력은 2000년경 안승유통의 붉은 대게 입어 및 가공공장 설립 등을 위해 통일부에 사업신청을 한 사례로부터 시작된다.

    2000년도에 남한 측 사업자인 안승유통에서 북한에 붉은 대게 잡이 수출용 감척어선 10척과 약 15억 원 상당의 어구ㆍ장비 등을 제공하고, 남측 기술자를 승선시켜 원산~장전해역에서 붉은 대게를 연간 3만 톤을 어획하는 계획이었다. 이를 10년 동안 반입, 수출용 원자재로 활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업승인신청을 하였다10).

     

    <표 3> 남북한 붉은 대게 반ㆍ출입 현황(1994~2010)


    주 : 통일부(정보공개) - 반출항목의 수량은 반입된 제품의 반품 등을 표기한 수치로 추정된다. 이는 반입수량의 증감에 비례하여 반출수량이 증감한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이후 관련 선박들과 운반선, 유류를 운반할 수 있는 유조선 등이 반출되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11). 하지만 북한산 원료가 무관세로 반입될 경우 어가 하락을 우려한 남한 어민들의 반발과 붉은 대게 가공 산업의 공동화를 우려한 강원ㆍ경북지역 관련 업체들의 반발이 있었다. 2000년 1월 남한의 해양수산부는 통일부 의견조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불허방침을 내렸다. 이와 비슷한 시기인 2000년 2월 23일 남한의 전국어민총연합회(전어총)와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간 「민간 어업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북측은 어장을 제공하고 남측은 어선과 선원 및 어구ㆍ자재를 제공하면서 이익금을 절반씩 나누기로 하였다12). 당시 붉은 대게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했던 관계자에 의하면 이 합의서가 체결된 후 붉은 대게 조업용 선박(감척어선) 10척과 어구ㆍ기자재, 선원들을 속초지역에 대기시켜 놓고 북한으로의 반출시기를 조율하였다고 한다. 때마침 6.15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사업 성사에 대한 기대도 컸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경북지역 어민들 중심으로 반발이 일어나면서 반출계획은 무산되었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13)(이 증언은 통일부에서 밝히는 사업신청 과정, 결과와 일치).

    경북지역의 반발이 거세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강원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북지역이 배제되는 것을 우려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원료 반입에 따른 어민들에 대한 피해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당시 남북 협력 사업은 경제성 및 사업성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 간 정치적 관계 개선에만 편승된 측면이 있었다. 붉은 대게 협력사업도 남한 측 어민들과 관련 산업에 대한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정치적 결단에만 편승했던 측면이 있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변변한 남북 합작 사업이 없었던 상황에서 정치적 관점에 의해서 경제적 효과가 부풀려지기도 하였다. 또한 사후 관리 방안에 대해서도 허점이 많았다.

    한편 당시의 반발에 대해 지역이기주의라는 비판과 함께 향후 붉은 대게 산업 전망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있다. 2000년대 들어서 남한에서는 1990년대와 달리 원료고갈문제가 현실로 나타나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상태였다. 일본은 이러한 전철을 밝은 후 북한산 원료를 꾸준하게 수입하고 있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성욱(2006, p.168)은 이광남(2001, pp.72~75)의 연구를 인용하여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을 포함하여 남북한 수산협력이 지지부진한 원인을 구체적인 사업계획 미비, 이해 당사자들 간 첨예한 대립, 자금조달계획 미비, 북측의 사업이해 부족과 능력부족, 제도 미비 등을 들고 있다14). 여기에 더해 남북 간 정치ㆍ군사적 긴장도 사업실패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2000년대 붉은 대게 협력사업 실패는 정치ㆍ군사적 관계에 종속된 경제협력의 한계, 3국의 경제적 신뢰 결여, 남한의 북한 수산업에 대한 편향된 인식(어장만을 사용하고자 하는), 남한 업계의 단기 수익만을 위한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실패라고 할 수 있다.

     

     

    10) 강철승(2017), “남북경제협력은 해양수산 분야에서부터”, 2017년 춘계학술대회 발표, 대한경영협회, pp. 617~618; 홍 성걸ㆍ임경희(2002), “북한 수산업 실태와 남북협력사업 발전방안”, 기본연구 2002-11, 한국해양수산개발원, p. 55. 11) 북한으로의 어구, 또는 선박의 반출에 대해서는 남한의 통일부에서는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정보공개 결과). 하지만 2000년대 당시 붉은 대게 관련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했던 사업자들은 북한으로의 어구 및 어로장비의 반출이 있었 으며 선박은 캄보디아선적으로 북한으로 반출하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12) 강철승(2017), “남북경제협력은 해양수산 분야에서부터”, 2017년 춘계학술대회 발표, 대한경영협회, p. 614.
    13) 당시 안승유통을 대표로 하는 대북사업에서 실질적 추진업체를 운영했던 속초소재 C물산 ㅅ대표.
    14) 이광남, “북한의 어업실태와 남북 어업협력”, 『통일한국』, 2001년 3월호 pp. 72~75; 남성욱, “북한의 수산업 현황과 효율적인 남북협력 방안”, 「북한연구학회보」 제10권 제1호, pp. 149~176, 북한연구학회, 2006 여름, p. 168 재인용.

     

     

    특히 향 후 남북한 간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면 남한의 원료고갈문제를 북한수역 원료로 충당한다는 발상은 남한의 문제를 고스란히 북한에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실패를 거울삼아 남북한 산업협력은 실현가능성이 높고 성과도출이 단기간에 이루어지면서 협력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분야부터 시작하여야 한다15). 이러한 분야가 수산협력이며 그중에서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한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은 새로운 국면으로 다가오고 있다. 남한의 원료상황은 2000년대와 다른 양상이다. 가공 산업은 점차 사양화 되어간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인식이다. 그렇다고 북한산 원료만으로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없다. 설사 가능하여도 이는 지속성이 담보되는 협력형태가 아니다. 어장보호와 함께 ‘북한산 원료는 북한에서의 가공’이 전제되어야 한다. 여기에 남한의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의 투자유치에 관한 보증, 무역 중개 및 중계를 추진하여야 한다. 남북한 경제협력과정에서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노동력이라는 기존의 협력 방식은 북한의 산업연관성과는 동떨어진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개성공단과 같이 단순히 남한의 자본과 원부자재를 북한의 노동과 결합하는 형식보다는 북한이 생산하는 원부자재 등 북한산 중간투입재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협력이 추진되어야 한다. 남북한 산업협력의 기본방향이 남한 산업의 요구와 북한지역 산업개발을 결합시키는 방향16)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북한지역에서 확보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17). 중간재의 현지조달이 배제되는 경제협력은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더러 경제적 수탈일 수밖에 없다. 또한 남한의 일방적 계획이나 남한의 관련 업계가 남한에서 취하는 행태 그대로 북한에서 자행하는 것도 통제되어야 한다. 총 어획량을 초과하는 어획작업, 규정된 어장을 벗어난 어획활동 등은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 경제성을 앞세워 자원보호와 어장보호를 소홀히 한다면 남한에서의 문제는 고스란히 북한으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남한은 수출입을 포함하는 판매와 중계, 중개를 통한 서비스형 수익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북한은 수산자원보호에 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하여도 실행단계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이다. 자유 조업 하에서 낮은 자원관리수준은 북한의 국가후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수출은 증대하겠지만 결국 북한의 후생은 감소할 것이다18). 이는 남북수산협력의 지속성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다.

    남북한 동등인식이 바탕이 되면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은 수산협력 및 경제협력의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은 이러한 조건에서 남북 수산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최적의 품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2) 북ㆍ일 협력

    북한과 일본의 붉은 대게 수산협력은 1978년부터 시작되었다(<표 1> 참조). 수산협력이라기 보다 북한 수역에서의 입어를 통해 원료를 반입하는 원자재 공급 구조를 띠었다.

     

     

    15) 홍순직(2015), “통일 준비를 위한 남ㆍ북한 산업협력 방안”, 「통일경제」 제2호, 현대경제연구원, p. 37.
    16) 신동천ㆍ이석기(2014), “북한 산업구조와 대북 투자의 효과분석-산업연관분석을 중심으로-”, 연구자료 2014-14, 산업 연구원, p. 48, p. 66.
    17) 이석기(2015), “북한 기업 및 산업실태와 통일을 대비한 남북한 산업협력 방향”,「부동산포커스 REAL ESTATE FOCUS」제88호, p. 58.
    18) 마창모(2017), “수산 ODA 사업을 통한 개도국 식량안보 개선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p. 128.

     

     

    하지만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발사시험을 기점으로 북한산 원료 반입ㆍ수입은 전면 중단되었다.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던 선박 3척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감척되었다.

    환동해권 경제협력 논의가 본격화 되면 일본 측 관련 사업자들은 다시 북한산 원료 수입을 타진할 것이다. 붉은 대게는 북일 경제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북일 간 경제관계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교류가 시작된 것이 수산분야이고, 그 중심에 붉은 대게가 있었다. 또한 북일 간 가장 최근의 교류관계도 붉은 대게 관련 경제교류이다. 이러한 과정과 경험을 통해 북한과 일본의 가장 쉬운 경제적 접촉은 붉은 대게 관련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선주들은 북한의 동해바다에서 붉은 대게 어획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가장 먼저 사업신청을 할 것이다19). 일본 내 붉은 대게 취급량의 60%를 차지하는 사카이미나토시20)는 원산시와의 자매결연 관계복원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21). 이에 대해 남한은 민족자원 개념을 내세울 수 없다. 북한으로서는 자국 수역에서 어획경험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은 납치문제를 포함한 정치문제와 채무상환 불이행 등 경제적 문제로 북한 지역 내 가공공장에 직접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북한산 원료를 수입할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타진할 가능성은 있다. 그중의 하나가 남한을 통한 원료반입 또는 가공제품 반입이다. 물론 이것도 단시일 내에 성사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이 북한산 붉은 대게 원료를 수입한다면 그 수량만큼 남한의 붉은 대게 관련 대일본 수출은 감소하는 구조를 띠고 있는 것이 붉은 대게 산업구조이다.

     

    3) 붉은 대게 산업 협력과 일본의 수입보장 필요성

    붉은 대게는 가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수산물이다. 남한은 내수비율이 낮고 가공품의 대부분은 일본을 비롯한 미국, 유럽으로 수출한다. 특히 일본으로의 수출이 전체 가공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최근 5년 간 붉은 대게의 연간 평균 어획량은 약 33,000톤으로 어획물의 대부분은 가공되어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22). 이렇듯 붉은 대게는 주 소비지인 일본의 수요에 의해 전체 환동해권 시장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이를 좀 더 명확히 드러내 보고자 2015년도 남한에서 어획된 붉은 대게 원료 41,647톤을 기준으로 남한과 일본과의 붉은 대게 산업 구조를 추정하였다.

    남한에서 원료를 통한 가공품의 수율을 추산해 보면 보통 20~22% 정도이다. 즉, 붉은 대게 한 마리가 300g일 때 가공을 통해 추출되는 게살은 약 60~66g 정도이다.

    41,647톤의 어획 생산량 중 15%정도는 직접 판매를 통해 소비되거나 폐기되고, 약 35,400톤을 가공용으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추출된 게살은 수율 21%를 적용하면 7,434톤이 된다. 이 중 20% 정도는 국내 내수로 판매되고 나머지 5,947톤은 수출을 한다. 2015년도 붉은 대게살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수출 수량과 금액은 5,950톤, 48,238천 불이다. 여기에서 일본으로의 수출은 4,597톤에 38,208천불이다. 전체 수출품 중 수량 면에서는 77.3%, 금액 면에서는 79.2%를 차지한다23). 본 연구자의 추정치와 실제 통계수치가 비슷한 결과로 나타났다.

     

     

    19) 일본 붉은 대게 조업선박 G마루 선주 長00선주.
    20) 森史 雄, “北朝鮮経済制裁の波紋”,「アセアン ニュース 東京」, www.asiannews.co.jp/sakaiminato 2006. 12. 1.
    21) 永井美人(NAGAI Yoshihito), “日朝関係と鳥取県における北朝鮮との地方間交流”,『北東アジア研究』第24号, pp. 43~60, 2013.
    22) 차형기ㆍ양재형ㆍ이성일ㆍ윤상철(2014), “동해에서 서식하는 대게류(Chionoecetes spp.)의 재생산 및 분포 특성”, 「KFAS 한국수산과학지」 47(5), pp. 637~644, 국립수산과학원, 2014, p. 638.

     

     

    이를 토대로 역으로 계산하면 남한에서 어획되는 붉은 대게 원료 총 어획량의 약 53%(2016년 55.5%, 2017년 56%24))는 일본으로 수출되는 셈이다. 매년 일본이 어획하는 수량은 15,000톤 전후이지만 남한 어획량의 53%를 합산하면 환동해권에서 일본으로 유입되는 붉은 대게 원료는 2015년도에는 37,123톤이 된다25). 이는 환동해권에서 붉은 대게 산업은 일본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과 붉은 대게 관련 남북한 협력단계에서 일본의 역할이 필수불가결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수치들이다. 남북한 붉은 대게 협력 사업에서 일본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협력의 경제적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환동해권에서 붉은 대게 산업이 일본의 소비시장에 종속되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는 일본의 붉은 대게 가공 산업의 약 60%를 차지하는 사카이미나토시 현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우선 결과적으로 2006년 10월 일본의 대북경제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수역에서 조업하고 있던 선박이 철수하였다. 이로 인해 사카이미나토항으로 입고되던 북한산 붉은 대게 원료의 1/3이 감소되었다26). 이보다 앞선 2003년 6월 9일 사카이미나토 시의회의 정례 제2호 기록을 보면 북한으로부터 입항하는 만경봉호 및 붉은 대게 수입 어선들에 대한 정부의 규제로 인해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제출되기도 하였다. 북한으로부터 수입되는 원료는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이를 안정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는 방안을 촉진한다27)는 내용이다.

    이렇듯 붉은 대게 산업은 환동해권에서 각자의 산업특성에 따라 상호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4.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수산협력 방안

    환동해권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은 남북한만의 협력으로 추진될 경우 가공제품에 대한 주요 수출처를 잃을 우려가 있다. 2000년대 초 북일 간 납치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일본 내 여론은 북한산 원료를 반입하는 남한의 가공품 수입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북일 간 붉은 대게 원료 반ㆍ출입은 남한의 반발과 함께 일본으로의 수출을 주저하게 할 수 있다. 남한의 가공품으로 소비를 형성하는 일본의 관련업계는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북한어장으로의 남한 선박, 또는 일본 선박의 단독 진출은 남한과 일본이 두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한의 중재역할이 요구될 것이다. 또한 붉은 대게 수산 품목 자체가 갖는 경제적 파급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수입보장과 간접투자에 대해 남한을 경유한 절차가 작동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남ㆍ북ㆍ일 협력에서 북한수역 입어에는 남북한 어선과 일본 어선의 공동조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산’으로 대변되는 국가브랜드에 대한 반감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북한산 원료와 가공공장, 남한의 자본과 기술, 중재, 일본의 남한을 통한 대북 간접투자와 수입보장이라는 환동해권 수산업 분업체계는 환동해권내 지속가능한 경제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23) 한국해양수산개발원(2016), 「수산물 수출동향('15년 12월, 확정치)」.
    24) 관세청 수출통계와 원료어획량을 토대로 본문에서 서술한 2015년도 추정치를 기준으로 산출.
    25) 남한 원료의 53%인 22,073톤 + 일본어획량 15,050 = 합계 37,123톤.
    26) 境港市議会(定例会)会議録(第2号), 平成15年6月9日, 2003年; 永井美人(NAGAI Yoshihito), “日朝関係と鳥取県 における北朝鮮との地方間交流”,『北東アジア研究』 第24号, pp. 43~60, p. 49, pp. 53~58.
    27) 境港市議会(定例会)会議録(第1号, 平成18年12月6日, 2006年; 永井美人(NAGAI Yoshihito), “日朝関係と鳥取県 における北朝鮮との地方間交流”,『北東アジア研究』 第24号, pp. 43~60, 2013, p. 49, pp. 53~58.

     

     

    한편 환동해권 붉은 대게 협력 사업에서 유엔차원의 개발협력방안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국제기구를 통한 경제협력은 남ㆍ북ㆍ일간 긴장관계를 우회하면서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유엔기구가 전면에서 북한과의 협력 하에 전문가를 조직하여 조사연구/인도적 지원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28). 유엔차원의 협력은 환동해권 붉은 대게 수산협력에서 일본 참여의 명분으로도 작용될 수 있을 것이다.

    환동해권에서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을 위해서는 첫 번째, ‘남ㆍ북ㆍ일 공동자원조사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면접촉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한과 일본은 각각의 어장에서 붉은 대게 자원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확대하여 북한을 포함한 환동해권 단위의 자원조사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향후 전개될 수산협력에 대한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수역을 포함하면 동북아시아권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 두 번째, 남ㆍ북ㆍ일의 북한 수역 내 공동입어작업을 추진한다. 이 단계는 되도록 1년 단위의 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수역 원료는 북한선박의 어획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통해 북한선박의 어획능력 향상을 위함이다. 세 번째, 북한 내 가공품들의 수입보장이다. 붉은 대게는 일본을 중심으로 소비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를 위해서 남한 기업들의 최종단계 가공이나 수출입보장을 위한 중계ㆍ중개역할이 필요하다. 일본의 대북한 신뢰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는데 남한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원조사-북한수역 입어-북한 내 가공-남한의 중개ㆍ중계-북한산 제품 수출 및 반출’이라는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붉은 대게 어장을 보유한 러시아의 참여도 고려되어야 한다. 환동해권 붉은 대게 산업은 연구개발→생산→판매로 이어지는 제조업 가치사슬에서 선진ㆍ개도국의 역할이 정해진 국제적 분업 구조에서 탈피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일본과 남북한의 제조업 가치사슬 안에서 조직적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방안29)을 강구하여야 한다.

    다행히 남ㆍ북ㆍ일은 이미 이를 위한 기반시설과 소비시장이 존재한다.

    <표 2>의 산업요소 보유 현황을 토대로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협력을 위해서는 첫째, 한시적으로 환동해권 전역을 남ㆍ북ㆍ일 공동 어장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둘째, 남ㆍ북ㆍ일 모두 가공공장을 보유하는 것이다. 이는 동일한 조건에서의 분업체계를 통해 상호 협조를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남한이 북한과 일본의 중개ㆍ중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남한의 역할은 향후 전개될 동북아권 수산협력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한반도가 주도하는 수산협력의 전초단계이기도 하다. 넷째, 북한 자체의 수출과 내수판매에 대한 자생력이 육성되어야 한다. 특히 붉은 대게 소비 불모지인 중국시장으로의 개척은 북한의 수출로 추진되어야 한다.

    <표 2>의 내용과 붉은 대게 남ㆍ북ㆍ일 협력 방안을 토대로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협력에 관한 모델을 그려볼 수 있다.

    <그림 1>은 ㆍ북ㆍ일간 붉은 대게 산업협력을 위한 초기단계인 자원조사단계와 의제설정 과정에 즈음하여 재구성되어야 함을 밝혀둔다.

     

     

    28) 박성쾌(2015), “북한의 수산업 실태와 국제기구를 통한 수산분야 협력 방향”, 「수산경영론집」 46(3), p. 86.
    29) 김석관(2012), “경제의 세계화와 국제 분업에 관한 이론적 쟁점: 통합적 분석 틀의 모색”, 「지역연구」, 한국지역학 회, 28(2), pp. 95~127, p. 96.
     

     

     

    <그림 1>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산업협력에 관한 모델(잠정)

     

    2000년대 북한과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을 추진했던 C물산 ㅅ대표는 “북한 쪽에 이익을 남기고 우리는 거기서 영업권을 확보하면서 가공공장은 북한꺼라고 인식시키고 생산품이나 제품을 싼 가격에 수입해서 판매하고 싶다”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이는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협력사업의 방향을 함축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남한과 북한, 일본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환동해권 수산협력의 기제로 붉은 대게에 주목했다. 이는 환동해권에서만 어획된다는 점과 남ㆍ북ㆍ일 분업체계를 구성할 조건이 이미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제한적이지만 남ㆍ북ㆍ일은 시차를 두고 이미 분업체계를 구성했던 경험도 있다. 일본의 북한수역 조업, 남북한 가공협력을 위한 합의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러시아 수역도 붉은 대게 생태학적 산업 권으로 포함되므로 동북아시아 단위의 수산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조건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남북한 간 기술 투자 및 가공협력과 일본의 수입보장을 이뤄내면 환동해권 붉은 대게 협력 사업은 완전체를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남한의 중재가 결정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남한의 역할은 환동해권 수산협력의 신뢰관계를 보장하기 위함도 있지만 한반도가 환황해와 환동해에서의 수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단계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건과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남ㆍ북ㆍ일 붉은 대게 협력사업의 실패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 남북한 간의 정치ㆍ군사적 긴장과 경제협력의 분리, 일본의 대북한 신뢰회복을 위한 남한과 북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환동해권에서 붉은 대게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는 일본이다. 이는 남한과 일본의 산업구조와 수치상으로도 증명되었다. 일본의 대북한 경제적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은 단기간에 이루어낼 수 없다. 하지만 그 기간을 축소시키는 데는 남한의 역할이 중요하다.

    남북한은 30여 년 전부터 협의를 통해 수산협력을 추진하는 방향에 대해 이미 입어-가공-유통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놓은 상태다. 여기에 개별 수산품목만 올려놓고 실행스위치만 넣으면 된다. 어떤 것을 올려놓을 것인가? 어떻게 올려놓을 것인가? 라는 문제만 남아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틀 안에 붉은 대게를 올려놓고 일본을 포함한 환동해권 협력단위로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그리고 그 방안으로 남한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환동해권에서 중요한 수산품목인 오징어와 명태를 매개로 하는 수산협력 구조를 제안하고자 한다.

    붉은 대게는 일본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오징어는 원료측면에서 북한중심, 명태는 소비측면에서 남한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는 향후 환동해권 수산협력과 동북아 수산협력에 있어서 각각의 주도권을 어떠한 방향으로 행사하여야만 효율적인 제도를 구축할 수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Figure

    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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