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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1011(Print)
ISSN : 2288-1727(Online)
The Journal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Vol.54 No.3 pp.69-92
DOI : https://doi.org/10.12939/FBA.2023.54.3.069

An Analysis on the Characteristics and Compilation Purpose of Japanese Useful Fisheries Classification Table

Kyung-Soon Seo1, Kun-Woo Rhee*
1Researcher Professor, Tsushima Research Center, Pukyong National University, Busan, 48513, Ref. of Korea
*Professor, Dept. of History, Pukyong National University, Busan, 48513, Ref. of Korea

본 논문은 한국수산자원공단에서 매년 실시하는 연근해어업 실태조사 데이터를 본 연구의 목적에 맞게 집계하고 가공 하여 사용함.




1 https://orcid.org/0009-0008-2310-6146


* Corresponding author : https://orcid.org/0009-0002-3482-6006, +82-51-629-5428, kwrhee@pknu.ac.kr
08/09/2023 ; 27/09/2023 ; 27/09/2023

Abstract


The ‘Japanese Useful Fisheries Classification Table’, published in advance before the publication of the “Useful Fisheries of Japan”, is the first data to classify and introduce fisheries animals and plants in a single table. Therefore, it had received public attention immediately. However, The academy of animal studies at that time quickly pointed out that this classification table was a mixture of traditional and modern classifications, and that there were too many errors. However, Yoshio Tanaka, who was in charge of revising Yamamoto Arikatana, that wrote the classification table, was not an adherent of traditional taxonomy, nor was he ignorant of modern taxonomy. Nevertheless, the classification table, which was quite different from the well-known zoological classification at that time, was prepared. For example, the top classifications of marine organism are not at the same level, but rather a mixture of phylum and class, while the water insect contains several phylums, including Arthropoda, Echinodermata, Mollusca, and Coelenterata. As such, the method of classification of animals in the classification table was hard to understand in the zoological academy at that time. The reason for this unusual taxonomy was that the classification table showed classification of useful fisheries products, not intended to convey academic classification. In other words, it is not for the purpose of academic classification of all fishery products, but for the purpose of presenting standards that can be easily understood by those engaged in the collection, manufacture, and aquaculture of fishery products. This principle of ‘Useful Fisheries of Japan’ is also ascertained in the “Fishing Methods of Japan” and “Fishery Products of Japan”. Regarding the collection and processing of marine products, it could have shown how to catch whales, which are mammals, and how to dismantle whales and obtain oil and meat, according to academic classifications. However, the first appearances in the book include dried squid, abalone, shark fins, and sea cucumbers. In other words, the most important fishery products at that time are presented first. The contents of the classification table, which is considered somewhat bizarre, show where the purpose to compile Useful Fisheries of Japan.



「일본유용수산분류표」의 특징과 편찬 목적에 대한 분석

서경순1, 이근우*
1부경대학교 대마도연구센터 연구교수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

초록


    I. 서 론

    일본수산지 3부작,일본수산포채지(이하 포채지)ㆍ일본수산제품지(이하 제품지)ㆍ일본유용수산지(이하 유용수산지)는 수산에 대하여 일본의 전통적 지식과 근대적 지식이 접점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문헌이다. 그런데 3부작 중 일본유용수산지의 원문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포채지제품지에 대해서는 기초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유용수산지에 대한 연구는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1). 이에 유용수산지의 내용 복원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서, 유용수산지 원문과 별도로 간행되어 유포되었던 일본유용수산분류표(日本有用水産分類表)(이하 분류표)를 중심으로 살 펴보고자 한다. 이 분류표는 단독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다른 문헌의 부록에 첨부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서 상당히 폭넓게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징과 분류체계에 대해서 지금까지 자세히 다루어진 적이 없다.

    일본에서는 분류표가 간행되기 이전부터 나가사키의 네덜란드 거류지를 통해서 구미의 동식물 진화론적 분류체계를 적극 수용하였으며, 메이지 초기에는 분류학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동식물 분류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여 다양한 서적들이 출판되었다. 이 분류체계는 근대학문을 익힌 수산국 관료들에 의해 수산물에도 적용되었다 이 글에서는 1889년 농상무성 수산국에서 간행한 분류표를 통하여 내용상의 특징 및 편찬목적 그리고 분류체계에 대한 개선점과 시대적 한계점을 구체적으로 밝혀 보고자 한다.

    Ⅱ. 일본유용수산분류표의 내용

    분류표가 간행된 것은 1889년이다. 서두에 유용수산지에 속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유용수산지의 원문이 현재 전해지지 않는 점에서 이 분류표야말로 유용수산지의 내용을 복원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한 장으로 작성된 이 분류표는 동물학 관련 책 등에 첨부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오카다 노부토시(岡田信利)의 강의내용을 정리한 수산동물학(水 産動物學)이라는 문헌의 말미에 첨부되어 있다(<그림 2>).

    유용수산지에 대한 단서로는 분류표 이외에는 매우 단편적인 정보가 전해질 뿐이다. 포채지제품지의 범례에 유용수산지의 편찬담당원은 가토 마사요시(加藤正誼)와 가시와라 츄키치(柏原 忠吉)라고 기록되어 있다. 더욱이 제품지의 범례에서는 유용수산지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인 단서가 발견된다. 범례 12항목 가운데 3가지 항목을 살펴보도록 하자.

    <표 1>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품지의 범례의 기록에는 유용수산지에 대한 주요한 단서들이 기록되어 있다.

    1. 일본유용수산분류표의 간행

    1889년 7월 6일 농상무성 수산국에서 분류표를 간행하였다. 내용은 농상무성 기수(技手)인 야마모토 요시카타(山本由方)가 편찬 선별하였고, 원로원 의관(議官)이었던 다나카 요시오(田中芳男)가 교열한 후 대일본수산회(大日本水産會)에서 발행하였으며, 발행자는 농상무성 수산국장인 세키자와 아케키요(關澤明淸)로 되어 있다3).

    교열자인 다나카 요시오는 농상무성의 대서기관으로 일본수산지 3부작의 편찬 총괄을 담당한 수산분야의 핵심적인 인물이다. 다나카는 1838년 신농국(信濃國) 이나군(伊那郡) 반전(飯田, 현재의 나가노현 이다시)에서 의사인 다나카 류조(田中隆三)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전통의학을 업으로 하는 가문이었지만 아버지는 나가사키에서 난의학(蘭醫學) 즉 서양의학을 익힌 인물이었다. 또한 둘째형 후미스케(文 輔)도 나가사키에서 난의학과 서양의 최신 정보 지식을 익혔다. 다나카는 그들을 통하여 화이통상고 (華夷通商考)원서관상도설(遠西觀象圖說)해체발몽(解體發蒙) 등을 접하였다. 또한 전통의학 가문이었으므로 약초에 대한 전문지식도 자연스럽게 익혔다. 다나카의 형들이 요절하여 그가 20세 (1858)가 되었을 때 가문을 계승하였다. 이 무렵에 이미 해체신서(解體新書)와 우다가와 요안(宇田川 榕庵)의 원서의방명물고(遠西醫方名物考)를 읽었다고 한다. 그의 저술 중에는 동물학보다 식물학에 관한 책이 많으며, 초기 저작이 식물학에 집중된 것은 전통의학을 하는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욱이 18세(1856)에 나고야로 가서 이토 게이스케(伊藤圭介)의 문하생이 되었다. 스승, 이토는 나가사키에서 시볼트에게 사사하였고, 스웨덴인 툰베르(C.P. Thunberg)의 일본식물지의 번역에 참여한 지식인이다. 1861년 번서조소(蕃書調所, 洋書調所, 開成所로 개칭)에서 외국 교역을 위하여 물산학에 뛰어난 학자를 모집할 때 이토가 발탁되었는데, 다나카가 이토의 보조역으로 함께 갔다. 이것이 다나카의 최초 출사였다4). 다나카는 1863년 서양의학소의 약초원 관리자로 발탁되었으며, 여러 외국어를 습득하여 증보영화대역사서(增補英和對譯辭書) 편찬ㆍ린네식물분류표 작성ㆍ아마우스의 식물분과서(植物分科書) 등을 번역하였다5).

    1867년 파리만국박람회가 개최되었을 때, 프랑스에서 요청한 곤충표본 출품을 위해 다나카는 에도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다니면서 각종 곤충 채집을 담당하였으며, 파리박람회에도 파견되었다. 다나카는 파리에 체재하는 동안 박물관ㆍ동물원ㆍ식물원ㆍ미술관ㆍ도서관 등을 견학하는 한편 종묘상에서 씨앗을 구입해서 일본에 가져왔다. 이후 다나카는 일본 최초의 박물관 건립에 구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다나카는 일본의 전통의학 및 본초학ㆍ난의학(서양의학)ㆍ식물학ㆍ동물학ㆍ박물학ㆍ분류학 등을 익힌 그의 학문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다. 그가 편찬한 자료 중 1877년의 박물도–파충어류일람(爬蟲魚類 一覽)에 따르면 자기류(刺鰭類, 농어 등)ㆍ연기류(軟鰭類, 연어 등)ㆍ견악류(堅齶類, 복어 등)ㆍ총새류(叢鰓類, 해마, 꼬치고기)ㆍ이새류(離鰓類)ㆍ고새류(固鰓類, 귀상어 가오리)ㆍ원취류(圓嘴類, 칠성장어)ㆍ협심류(狹心類, 창고기)로 나누었다. 이 박물도의 어류 분류는 분류표의 분류와는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6).

    그리고 수족지(水族志)(畔田伴存, 1849, 1884 간행)라는 서적은 다나카가 교열하였는데도 전통적인 본초학적 분류에 입각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유린어류ㆍ양해어류(洋海魚類)ㆍ무린어류1ㆍ2ㆍ3(고래, 새우)ㆍ상어류ㆍ담수무린어류ㆍ담함통재어류(淡鹹通在魚類)로 분류하였다. 이는 외관 및 서식 장 소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분류에 가깝다. 이처럼 다나카는 전통적인 본초학의 영역에서 근대적인 진화적인 분류학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활동한 거의 마지막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 야마모토 요시카타에 대해서도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그는 농상무성 기수이자 대일본수산회의 발기인이자 위원이었으며, 대일본수산회 회보의 편찬위원이기도 하였다. 대일본수산회연보 제1 회에 가와라다 모리미(河原田盛美)와 함께 일본의 수산제조업의 현황에 대한 글을 집필하였다7). 또한 수산계몽을 위하여 전국을 순회하면서 수산업에 대한 강연을 수행하였다. 후쿠이현에서 강연한 내용을 살펴보면 수산물 포채ㆍ제조ㆍ양식의 전 분야에 걸쳐 있다8). 그밖에도 수산조사보고(水産調査報告) 5책 2권 등 농상무성 수산국이 발행한 여러 수산 관련 문헌의 편찬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발간된 신문에는 1890년 8~9월 사이에 그가 니시츠가루군(西津輕郡) 지역에 출장을 갔을 때, 현지 어부 및 어업 관련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눈 사실 등이 보도되어 있다. 이때 그는 해류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 유리병을 띄우기도 하고, 현지 관련자들과 모여 어류의 번식방법ㆍ어로방법ㆍ제조방법에 대하여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9).

    그리고 그의 강연 내용 중에 “어업은 위험을 수반하는 천한 직업이라는 의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수산이 부국을 위한 재원이라고 하면서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로서 해산물이 많은데도 해산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나라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어부들은 여전히 구태의연한 방법을 버리지 않고 있으니 개탄할 만하니, 연안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원양으로 나가거나 외국으로도 진출한다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수산의 중요성을 걍력하게 주장하였다. 나아가서 후쿠이현이 고대에는 와카사국 (若狹國)이라고 불리웠으며, 연희식(延喜式)이라는 문헌에 많은 조공품이 기록되어 있어 예로부터 수산으로 유명한 지역이었다고 평가하였다.

    이처럼 많은 수산물을 획득할 수 있는 지역이므로, 어로 제조의 방법을 개량 진보시키면 교토ㆍ오 사카뿐만이 아니라 청국으로도 수출할 길도 열릴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어업과 제조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결국 수산물의 감소가 초래되므로, 인공적인 방법으로 자연적인 생산을 보완하는 방법 즉 인공번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산동식물에 관한 발생 원리와 생리에 관한 학문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구미에서 행하고 있는 방법을 그대로 일본에 적용시키는 것은 쓸모가 없으며, 서양에 있기는 하지만 거의 관심이 없는 해조류나 오징어와 같은 종류는 일본에서 국내 수요 및 무역에 이용 되는데, 이 중에 조금만 도움을 주어도 번식을 잘하는 것이 많으므로 굳이 많은 비용이 드는 인공번식법을 채택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10).

    야마모토는 1886년에 청국수산변해(淸國水産辨解)도 집필하였다. 이 책의 기초자료는 당시 농상무성 수산국장이었던 오쿠 쇼우스케(奧靑輔)가 수집한 것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책을 편집한 것은 야마모토였다. 그런데 수산물에 대한 설명의 옳고 그름에 관해서는 역시 다나카 요시오가, 동식물학적 설명에 대해서는 당시 도쿄대학 조교수였던 마츠바라 신노스케(松原新之助)가 담당하였다11). 이처럼 야마모토 요시카타와 다나카 요시오는 이전부터 협업작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분류표의 편찬과정에서도 야마모토가 기본 내용을 작성하고, 다나카가 그 내용을 교열하였음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은 당시 분류학이나 수산에 대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2. 일본유용수산분류표의 내용12)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수산분류표를 만들고자 하였을까? 이제 다소 장황하지만 분류표 자체의 내용을 확인하는 뜻에서 전문을 번역해 두고자 한다.

    대일본수산회 보고 호외(號外) 1899년(명치 22) 7월 6일 간행

    본국(本局)은 일본수산지를 편찬하였다. 이제 그 유용수산지에 들어갈 분류표가 작성되었으므로, 인쇄하여 그 개요를 편리하게 알 수 있도록 제공한다.

    농상무성 수산국

    제1 동물문(動物門)

    갑(甲) 어부(魚部)
    • (1) 극기류(棘鰭類) - 담수(淡水) 함수(鹹水)에서 산출되는 경골족(硬骨族)으로, 등지느러미의 근조(筋 條)가 강하고 예리한 어류이다13). 도미(鯛), 농어(鱸), 참치(鮪), 가다랑어(鰹), 다금바리(), 아귀 (鮟鱇) 등

    • (2) 연기류(軟鰭類) - 담수 함수에서 산출되는 경골족으로서 등지느러미의 근조가 유연한 어류이다. 연 어(鮭), 잉어(鯉), 뱀장어(鰻), 정어리ㆍ멸치(鰯), 대구(鱈), 가자미(鰈) 등

    • (3) 이새류(異鰓類) - 담수 함수에서 산출되는 경골 및 연골족으로서 특이한 아가미를 가지고 있는 어류이다. 복어(河豚), 개복치(楂魚)14), 상어(鯋), 가오리(鱝), 먹장어(鱘)15), 칠성장어(八目鰻)16)

    을(乙) 연체부(軟躰部)
    • (1) 오징어류(烏賊類) - 함수에서 산출되는 두각족(頭脚族)으로 뼈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껍질이 있다. 오징어(烏賊), 한치(柔魚), 문어(章魚), 앵무조개(鸚鵡螺) 등.

    • (2) 단각류(單殼類) - 담수 함수에서 산출되는 복각족(腹脚族)으로 껍질이 하나이다. 전복(鮑, 아와비), 소라(縈螺, 사자에), 야광조개(夜光介), 고둥(辛螺, 니시), 뿔고둥(扁螺), 나카와키, 우렁이(田螺), 군소(雨虎, 아메후라시)

    • (3) 쌍각류(雙殼類) - 담수 함수에서 산출되는 박새목(薄鰓目)17)으로 2개의 같은 껍질을 가진다. 대합 (蛤, 하마구리), 바지락(蜆, 시지미), 방합(蚌, 토부가이), 가리비(海扇, 호타테가이), 홍합(貽貝, 이가이), 진주조개(眞珠介), 키조개(玉珧, 타이라기) 등 및 개맛(海豆芽, 메콰쟈18)).

    • (4) 연각류(連殼類)19) - 함수에서 산출되는 복각족(腹殼族)의 하나로 등에 연각이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없기도 하다. 군부(石鼈20), 히자라가이) (지이가세, 콘가우, 코고, 무이21))라고 한다.)

    병(丙) 갑각부(甲殼部)22)
    • (1) 게류(蟹類) - 담수 함수에 나는 흉갑족(胸甲族)으로 꼬리가 짧은 것 즉 강게(溪蟹, 카하가니), 높은 등옆길게(彌勒蟹23)), 꽃게(蝤蚌, 가자미), 가시게(이바라가니)24) 등과 투구게(鱟魚25))

    • (2) 새우류(蝦類) - 담수 함수에 사는 흉갑족으로 꼬리가 긴 것 즉 닭새우(龍蝦, 이세에비), 민물새우 (沼蝦, 누마에비), 보리새우(鮩, 아미), 집게(寄居蟲, 야도카리카코), 가재(蜊蛄, 자리가니) 등과 쏙 (蝦蛄, 샤코)

    • (3) 부처손류(石䂶類) - 염수에 사는 무두족(無頭族)으로 연각(攣脚)26)인 것 즉 거북손(石䂶, 카메노테), 조개삿갓(茗荷兒, 에보시가이), 따개비(藤壺介, 후지쯔보), 미상(鹽尻介, 시오지리가이)27)

    정(丁) 수충부(水蟲部)28)
    • (1) 육각류(六脚類) - 담수에서 사는 관절족(關節族)으로 곧 물방개(龍蝨, 겐고로), 뱀잠자리유충(孫太 郎蟲, 마고타로무시), 물장군(砂蠶29), 카와무시) 등

    • (2) 극피류(棘皮類) - 함수에서 사는 연체족(軟體族)으로 외부에 극피(棘皮)가 있는 것 즉 해삼(海鼠, 나마코), 파인애플해삼(梅花參, 카즈마코30)), 회색해삼(沖海鼠, 오키나마코)31), 광삼(金海鼠, 키무코), 성게(海栗, 카제32)), 불가사리(海盤車, 히토데) 및 멍게(石勃卒)33)

    • (3) 육환류(肉環類)34) - 담수 함수에 사는 무관절족(無關節族)으로 많은 환편(環片)으로 이루어진 것 즉 거머리(水蛭, 히루), 참갯지렁이(沙蠶, 고카이), 갯지렁이(磯女, 이소메)35), 갯지렁이(海蚯蚓, 우미미즈)36), 개불(螠, 유무시)

    • (4) 무장류(無腸類) - 함수에서 사는 식충족(植蟲族)으로 체강(體腔)과 장(腸)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은 것 즉 해파리(水母, 쿠라게), 산호(珊瑚, 산고), 갯버들(沙箸, 우미야나기), 흑산호(鐵樹, 우미마쯔)37), 해면(海綿, 카이멘) 등

    무(戊) 수수부(水獸部)
    • (1) 나체류(裸體類) - 함수에서 유영(遊泳)하는 포유족(哺乳族)으로 몸 외부에 털이 없다. 즉 북태평양 참고래(背美鯨, 세미쿠지라)38), 쇠고래(兒鯨, 코쿠지라), 긴수염고래(長須鯨, 나가스쿠지라)39), 향유 고래(眞甲鯨, 맛코쿠지라), 범고래(逆股, 사카마타)40), 돌고래(海豚, 이루카) 등

    • (2) 피체류(被體類) - 담수 함수에서 사는 포유족으로 몸 외부에 털이 있다. 즉 수달(水獺, 카와우소), 해달(海獺, 랏코), 물개(膃肭獸, 옷토세이)41), 강치(海驢, 아시카), 바다표범(海豹, 아자라시), 듀공 (儒艮, 류큐카이바42))

    기(己) 파충부(爬蟲部)
    • (1) 구별류(龜鼈類) - 담수 해수에서 사는 사각유갑족(四脚有甲族)으로 곧 일본돌거북(水龜, 미즈카메), 자라(泥鼈, 슷폰), 바다거북(海龜, 우미카메), 장수거북(長龜43), 오사카메) 등

    • (2) 수사류(水蛇類) - 함수에서 사는 무각유린족(無脚有鱗族)으로 곧 옆무늬바다뱀(蛇婆, 에라부우나기)

    • (3) 하마류(蝦蟆類)44) - 담수에 사는 사각무미족(四脚無尾族)으로 곧 기생개구리(金襖子 카지카가에루), 참개구리(金線蛙, 토노사마가에루), 산개구리(山蛤, 아카가에루) 등

    • (4) 예어류(鯢魚類) - 담수에서 사는 사각유미족(四脚有尾族)으로 곧 도롱뇽(鯢魚, 산쇼우오), 영원(黑 魚, 산쇼카지카), 도마뱀붙이(蠑螈, 야모리)

    제2 식물문(植物門)

    갑(甲) 수조부(水藻部)
    • (1) 담수태류(淡水苔類) - 담수에서 사는 은화식물(隱花植物) 중 지의부(地衣部)에 속하는 것으로 곧 카모가와말(鴨川苔, 카모카와노리)45), 돌옷(石海月, 이시쿠라게), 민물말(葦附, 아시쯔키), 물이끼(水 苔, 미즈코게) 등과 민물파래(溪菜, 카와노리)

    • (2) 함수조류(鹹水藻類) - 함수에서 사는 은화식물 중 조부(藻部)에 속하는 것으로 곧 다시마(昆布, 콘 부), 대황(荒布, 아라메), 미역(和布, 와카메), 우뭇가사리(石花菜, 텐구사), 풀가사리(鹿角菜, 후노리), 김(紫菜, 아마노리)

    을(乙) 수초부(水草部)
    • (1) 담수초류(淡水草類) - 담수에서 사는 현화식물(顯花植物) 혹은 은화식물에 속하는 것으로서 곧 이삭물수세미(聚藻, 킨쿄모). 고초(苦草, 카와가이모), 물고사리(水蕨, 미즈와라비), 물개구리밥(滿江紅, 아카우키쿠사), 물부추(水韮, 미즈니라) 등

    • (2) 함수초류(鹹水草類) - 함수에 사는 현화식물에 속하는 것으로 곧 거머리말(大葉藻, 오호바), 가시그 물바탕말속(小藻, 코모), 거머리말과(菅藻, 스가모) 등

    명치 22년(1889) 6월 20일
    원로원 의관(議官) 다나카 요시오(田中芳男) 교열
    농상무 기수(技手) 야마모토 요시카타(山本由方) 편선
    명치 22년(1889) 7월 12일 인쇄 및 출판
    발행소 동경 경교구 목면정 2정목 14번지 후생관 내 대일본수산회
    발행자 동경 소석천구 소석천 수도정 50번지 세키자와 아케키요(關澤明淸)
    인쇄자 동경 일본교구 도정 1번지 제지분사 히로세 야스시치(廣瀨安七)

    1899년 7월 12일 농상무성 수산국에서는 일본유용수산분류표일본수산포채기분류표일본수산제품분류표를 동시에 간행하였다. 이 3개의 분류표는 일본수산지 3부작을 바탕으로 각 권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행하여 곧바로 전국의 수산관계부서에 배포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듯이, 수산전습소의 후신인 동경해양대학교 도서관에 일본수산포채기분류표 일본유용수산분류표가 소장되어 있다46). 수산전습소는 1889년 1월 20일에 개소한 일본 최초의 근대 수산교육기관으로 국가수산진흥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하였다. 이해 6월에 간행되었던 3개의 분류표는 우선적으로 수산전습소의 학습용으로 배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학교의 교사, 오카다 노부토시의 동물학 강술(講述)의 말미에 일본유용수산분류표가 첨부되어 있는 사실에서 당시 학생 학습용으로 적극 활용했던 점을 확인시켜 준다.

    Ⅲ. 분류학의 시대

    근대는 수산물에 관한 지식이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어보로부터 진화론에 입각한 동물론으로 이행한 시기였다. 동아시아에서 이러한 지식의 전환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났던 곳이 일본이었다. 일본은 나가사키의 네덜란드인 거류지를 통해서 구미의 다양한 선진 지식을 수용하였는데, 그중에는 인간을 포함 하는 각종 동물에 관한 진화론적인 분류체계도 수용하였다.

    특히 메이지시대 초기에 동식물 분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여 많은 저술이 쏟아져 나왔으며, 이 분류체계는 수산물에도 적용되었다.

    1876년에 이미 홋카이도대학의 전신인 삿포로농학교(札幌農學校)가 설립되었고, 1907년에 수산학과가 개설되었다. 이 학교에 고용된 John C. Cutter는 1878년(明治 11)부터 1887년(明治 20)까지 동물학과 수의학을 강의하였다. 동물학은 3학년 1학기에 매주 3시간을 강의하다가, 1880년에 이르러 6시간으로 늘렸는데 그중 3시간이 수산학이었다. 내용은 주요 식용 어류의 생활사ㆍ섭취ㆍ인공부화 등이었다. 도쿄대학 농학부의 전신인 도쿄농림학교(東京農林學校)의 간이수산과(簡易水産科)나 도쿄해양대학 (東京海洋大學)의 전신 중 하나인 수산전습소(水産傳習所)가 설립된 것도 모두 1880년 말이므로, 삿포로농학교에서 실시한 동물학 강좌가 일본 수산학 교육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삿포로농학교 졸업생 가운데 우찌무라 간조(内村鑑三)는 분류학에 관련된 저술을 남겼다. 그는 졸업 후에 홋카이도 개척사(開拓使)를 거쳐 농상무성 농무국 수산과에서 근무하였으며, 1884년(明治 17) 에 일본어류목록(日本魚類目録, Catalogue of Japanese Fishes)이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정식으로 출간되지는 않았지만, 5아강(亜綱) 7목(目) 77과(科) 341속(屬) 640종(種)에 대하여 이명법(二名法)으 로 나타내었다. 이것은 일본 최초의 체계적인 어류목록이다. 즉 린네의 이명법을 사용한 최초의 어류 관련 자료이다. 우찌무라 간조의 일본어류목록(1884, 미간행)에서 일본에는 1880년대에 이미 이명법이 보급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분류표의 특이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성행했던 분류학 연구의 면모를 좀 더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1. 동경대 생물학과의 설립

    일본에서는 1878년 동경생물학회가 창립되었는데, 1882년에 동경식물학회가 분리되어 나갔다. 1885 년 동경동물학회로 개칭하였으며, 1888년에는 동물학잡지 1호를 간행하였다. 그리고 다시 일본동물학회로 개칭하였다47).

    일본의 박물학은 원래 중국에서 전래된 본초학 등에 연원을 두고 있으나, 유럽의 박물학도 수용하여, 일본 특유의 박물학을 전개하여 일본 근대의 동물학과 식물학이 성장하였다48).

    일본에서 일찍부터 생물학의 실용성에 주목하고, 동경대학에 생물학과를 설립하였는데 이는 에도시대까지 본초학ㆍ어보 등의 지식이 방대하게 축적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49).

    1879년 동경대학에는 이학부의 수학 물리학 성학(星學, 천문학)생물학 지질학 채광학(採鑛學) 등이 새롭게 신설 설치되었다. 생물학과에는 야타베 료키치(矢田部良吉, 1851~1899)가 식물학 담당, 미국인 모스(Edward Morse)가 동물학 담당 교수로 각각 임명되었다. 생물학과의 전공과목은 다음과 같다.

    • 2학년

    • 동물학(척추동물 비교해부, 동물 분류)

      식물학(식물 결구 및 생리, 유화식물)

      생리화학, 영어, 불어 혹은 독일어

    • 3학년

    • 동물학(무척추동물 비교해부, 동물분류)

      식물학(식물분류 및 응용, 지리식물, 유화 및 무화식물)

      고생물학, 불어 및 독일어, 일한문학(日漢文學)

    • 4학년

    • 동물학(동물 전체, 배태(胚胎, 발생학), 조직)

      식물학(각류 형질 및 고등생리, 무화식물)

      일한문학, 졸업논문

    당시 동물학 강의는 비교해부 및 분류를 중점적으로 실시된 점을 알 수 있다. 담당교수인 미국인 모스(1838~1925)는 하버드대학의 장 루이 아가시(Jean Louis Agassiz) 밑에서 그림을 그리는 조수 역할을 하면서 동물학을 배웠다. 아가시는 당시 하이델베르크대학의 유명한 동물학자 하인리히 브론 (Heinrich Bronn)에게 수학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인물이다. 모스는 대서양과 태평양의 완족류(腕足類) 에 관심을 가졌으며, 1877년에 일본 연해에서 완족류를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일본에 왔다. 그런데 모스가 요코하마에서 도쿄로 가는 기차에서 차창을 통해 오모리 부근의 패총을 발견하여 확인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모스의 학문적 능력을 인정하여 동경대학 교수로 임용하였다(1878.4~1879.9).

    모스는 동경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한편, 공개 강연을 통해서 다윈의 진화론을 소개하면서 진화론으로 인하여 생물학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갔으며, 사상계에 대변혁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1884년에는 그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 동물진화론이 출간되었다

    모스의 뒤를 이어서 미국인 찰스 휘트만(Charles O. Whitman, 1842~1910)이 부임하였다. 휘트만은 아가시에게 배운 후 독일로 건너가 칼 로이카르트(Karl Leuckart, 1822~1892)에게 동물학을 배웠다. 로이카르트는 기생동물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자, 동물 분류에 독자적인 개량을 가한 인물로 당시로서는 유명한 동물학자였다.

    일본은 원래 본초학에 바탕을 두었던 식물학에 비해서 동물학은 대단히 후진적이었는데, 생물학과가 개설되어 동물학에 대한 근대 지식을 갖춘 모스와 휘트만이 부임하면서 동물학은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휘트만은 동물의 내부 구조에 중점을 두고 동물 조직의 박편을 만들어 색소로 염색한 다음 현미경을 이용해서 정밀 관찰하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이와 같이 당시 학생들에게 동물학은 새로운 방법론을 획득하는 한편 학생이 직접 일본의 여러 생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면서 일본에서는 동물학이 점점 발전하였다.

    미국인 교수를 이어서 미즈쿠리 가키치(箕作佳吉, 1857~1909)가 동물학교수로 부임하였다. 미즈쿠 리는 1873년 대학의 영어교사, 에드워드 하우스(Edward House)를 따라서 미국으로 건너가 트로이 공과대학ㆍ예일대학을 거쳐 1880년에 존스 홉킨스대학에서 윌리엄 브룩스(William Brooks, 1848~190 8)50)로부터 동물학을 배웠다. 그리고 영국으로 건너가 단기간에 켐브리지대학의 프랜시스 발포어 (Francis Balfour, 1851~1882)51)에게 배운 후 1882년 귀국하였다.

    미즈쿠리는 귀국한 그해 동경대학 생물학과 교수(25세)로 임용되어 동물 일반의 구조 분류를 가르치는 한편 학생들로 하여금 직접 해부하여 동물 구조를 학습하도록 지도하였으며, 해부 방법 및 현미경 사용법을 숙지시켰다. 19세기 후반, 일본 동물학의 중심적인 인물은 미즈쿠리였다. 그를 통해서 동물학의 학풍이 확립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산업 및 기타 응용방면에서 동물학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 하게 되었다52).

    미즈쿠리는 동물학자라면 어떤 분야를 전공으로 하던 간에 한번은 어떤 동물 종류에 대한 분류학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지리적 특성에 따라 먼저 해산동물 연구를 착수해야 한다고 여겨, 임해실험소 설치를 추진하여 1888년 개설하였다. 이것이 지금의 동경대학 이학부 미사키(三崎) 임해실험소이다. 이 실험소에서 수행했던 해산동물 연구는 매우 방대하며, 일본 동물학의 진보에 크게 기여하였다53).

    2. 수산전습소의 분류학 교육

    1889년 1월 대일본수산회에서 설립한 수산전습소는 일본 최초의 수산교육전문기관이다. 수산전습소가 개소되고 몇 개월이 지난 6월에 분류표가 간행되었다. 분류학은 수산전습소에서도 중요 과목 중 하나이다. 학과과정표를 통해서 분류학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자.

    분류학과 관련된 과목은 동물학ㆍ식물학이다. 전 학년에 걸쳐서 배우는 과목은 어로 제조 번식 동물 학 식물학 화학이다. 동물학은 대단히 구체적으로 구분하였는데, 1학년은 1기와 2기에 보통동물학, 3기 에는 기각류(鰭脚類), 유수류(遊水類), 귀별류(龜鼈類), 양서류(兩棲類), 4기에는 어류 총론을 배웠다. 2 학년의 동물학 과정은 1기에는 어류학 각론 중 판새류(板鰓類), 극기류(棘鰭類), 연기류(軟鰭類), 2기에는 어류학 각론 중 후표류(喉膘類), 총새류(總鰓類), 연악류(連鰐類), 원구류(圓口類), 3기에는 연체동물, 경각류(硬殼類), 연형동물(蠕形動物), 4기에는 극피동물, 강장동물, 원생동물로 구성되어 있다54).

    식물학은 1학년 1~4기에 걸쳐서 보통식물학, 2학년 1~4기에 걸쳐서 해조학으로 나뉘어 있다. 과목에서 동물학의 분류가 식물학의 분류보다 훨씬 조밀함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학과과정의 동물학 분류는 수생동물 중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와 같은 척추동물, 연체동물, 극피동물, 강장동물 등 무척추동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이러한 분류는 후술하는 분류표와는 순서가 다르다. 이것은 전습소의 학과과정에서는 동물학이라는 관점에서 학습하는 것이고, 분류표는 수산물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습소 학과과정에서도 보통 동물학을 제외하면 모두 수생동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무시하기 어렵다. 또한 세부 명칭에서도 차이가 있다.

    당시 수산전습소에서 동물학을 강의한 교사로 대표적인 인물은 오카다 노부토시(岡田信利)이다. 마침 그의 수산동물학 강의안이 동경해양대학교 도서관에 남아 있었으므로 그의 분류체계와 학과 과정의 분류를 비교해 볼 수 있다55).

    이 강의안은 오카다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오카다가 강의한 내용을 수기로 정리한 것이다. 내용의 첫머리에 동물학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그 분류체계는 다음과 같다.

    기각류(鰭脚類) Pinnipedia

    강치(아시카, 바다사자), 아자라시(바다표범), 물개(옷토세이)를 총칭하며, 피부에는 짧고 부드러운 털이 밀생한 가운데 강모가 있다. 사지가 지느러미처럼 변했다.

    바다표범과 Phocidae

    해마과

    바다사자과

    물범속 Phoca

    Phoca fasciata

    해마과(海馬科 Trichechidae)56)

    해마속(해마속, Trichechus or Odobaenus)57)

    바다사자과(海驢科), Otariidae

    바다사자속 Otaria

    바다사자 Otaria Stelliri

    물개 Otarai ursina or Callorhinus ursina

    유수류(游水類) Cetacea

    고래

    말향고래 Family Physeteri dal or Family catodon tidae

    향유고래(말향고래) Physeter Macrocephalus ( 이하 생략)

    동경대 동물학 교실 출신인 오카다는 동물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입장에 있었고, 그의 수산동물학은 포유류를 제일 상위에 두는 분류법에 따른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기각류와 유수류라고 하였는데, 분류표에 기록된 피체류와 나체류라는 분류법과는 선명하게 구별된다.

    기각류는 육상 포유류의 네 발이 지느러미처럼 변했다는 해부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분류법이지만, 분류표에서 피체류와 나체류라고 하는 것은 겉으로 봐서 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눈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것을 수수류(水獸類)라고 총칭한 것은 모두 포유류라는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3. 분류학 관련 문헌

    일본에서는 1870년대에 급작스럽게 엄청난 동식물학 관련 서적들이 출간되기 시작하였다. 그 일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 2>에서 보여 주듯이 일본에서는 1870년대 이후에 근대적인 분류체계를 적극 수용하여 동식물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Ⅳ. 일본유용수산분류표의 특징

    1890년 전후에 간행된 문헌 중에서 당시 널리 이용되었던 동물괘도 등의 분류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고 분류표의 내용과 비교함으로써, 분류표의 특징을 확인해 보도록 하자. 분류표가 간행된 바로 그 해에 일본 동물학회에서는 이 분류표에 대하여 특별히 언급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수산물을 어류, 연체류, 갑각류, 수충류, 수수류, 파충류의 6부로 대별하였다고 하고, 다시 무엇을 근거로 하였는지, 어부를 소분류하여 극기류, 연기류, 이새류로 나누고, 파충부에서는 하막류와 예어류로 나누면서, 수충부에서는 도리어 육각류, 육환류, 극피류, 무장류 4류를 하나로 묶은 것은 무슨 이유인가? 개맛(메쿠쟈)은 쌍각류에, 가부토가니를 게류에, 쏙을 새우류에, 멍게를 극피류에 넣은 것은 또한 어떤 이유인가?

    또한 동물학자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오징어류 아래에 혹은 뼈가 있고 혹은 뼈가 없다고 하고, 무장류 아래에는 체강과 장이 구별이 확연하지 않다고 한 것은, 일본의 중고물품 가게가 서양의 잡화점으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요컨대 편선자(編選者)는 열심히 최근의 학설을 이용한 것처럼 또는 이용 하지 않은 것처럼, 그 사이에 자신의 신설을 내어 변환출몰 단예해서는 안된다. 어떤 사람이 이 표를 보고 오류가 많다고 하였다. 만약 우리들이 이상히 여겨서 앞에서 잠깐 다룬 것들을 오류라고 하면, 이러한 종류의 오류는 분류표 전체에 가득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략)”59)

    이러한 지적은 분류표가 그 당시 동물학계의 일반적인 분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가 되었을까?

    1. 당시의 일반적인 분류체계

    1) 동물괘도(動物掛圖)의 분류(윌슨ㆍ칼킨스, 1878)

    원래 이 동물괘도는 M.Willson과 N.A.Kalkins의 학교 및 가정용 괘도(School and Family Charts) 를 참고하여 일본이 박물도로 제작한 것이다. 1862년에 뉴욕에서 출판되었으며, 기본적인 용어와 그림을 포함하는 총 22매의 괘도이다.

    이 괘도 중에 1878년(明治 11)에 일본 내무성이 입수한 사례도 현재 남아 있다. 이를 다시 일본어로 번역하여 일본의 교육의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그 구체적인 분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60).

    어류 제1

    자기류(刺鰭類)

    이 종류는 등지느러미의 첫 번째 줄기, 뒷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첫 번째 줄기는 강하고 예리한 가시 형태를 이루고, 배지느러미는 단단한 줄기이고, 가슴지느러미의 앞 혹은 뒤에 있다. 아가미와 턱은 자재로 운동한다. 이 종류부터 제4류 즉 총새류(叢鰓類)까지 모두 경골(硬骨)이다.

    농어(스즈키, 鱸魚)

    동남 여러 주에 많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을 좋아한다. 서북해에서도 생산된다. 운슈(雲州) 마츠에 (松江)가 명산지이다. 농어의 작은 것을 까지매기(세이고)61)라고 한다. (중략)

    연기류(軟鰭類)

    이 종류는 등지느러미의 줄기가 유연하여 굽혀지며 절이 있어 기(岐)를 이룬다. 그러나 가슴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의 첫 번째 줄기는 이와 다르다. 아가미는 자기류와 같으며 상악도 또한 움직일 수 있다. 그 종류로는 연어, 송어, 은어, 청어, 전어, 정어리, 멸치, 학꽁치, 날치, 잉어, 붕어, 금붕어, 미꾸라지, 메기, 대구, 넙치, 가자미, 빨판상어, 뱀장어, 붕장어, 갯장어.

    견악류(堅齶類)

    아가미가 이완되어 있고 배지느러미가 없다. 주둥이가 작고 상악의 여러 뼈가 고착되어 움직이지 않는다. 그 턱뼈는 마치 이빨과 같으며, 몸에는 많은 마름모꼴의 뼈모양 껍질이 있다. 혹은 비늘 또는 가시로 덮여 있다. 가시복, 복, 개복치, 불뚝복, 뿔복어, 쥐치.

    총새류(叢鰓類)

    긴 관 모양의 코가 있으며 상악의 여러 뼈가 움직이지 않는다. 아가미 구멍은 머리 위의 큰 아가미 두껑 아래에 있다. 몸에는 능각이 있으며 마치 견고한 판을 씌워놓은 것 같다. 해마, 실고기.

    이새류(離鰓類)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있고 그 주둥이는 코 아래에 횡으로 있다. 큰 아가미 구멍이 각 1개가 있다. 표피는 뼈모양으로 유리 비늘처럼 덮여 있다. 이 종류로부터 협심류(挾心類)까지는 연골이다. 철갑상어.

    고새류(固鰓類)

    주둥이는 코 뒤 혹은 아래 혹은 끝에 있으며, 아가미 구멍은 종종 그 수가 5개에서 7개에 이른다. 아가미 두껑은 없고 피부에는 작은 모래알 또는 판 모양의 비늘이 있다. 귀상어, 노랑가오리, 전기가오리.

    원취류(圓嘴類)

    가슴 지느러미와 배 지느러미가 없다. 그 입은 정원 혹은 반원형이며 아가미는 작은 주머니 형태를 이룬다. 아가미 구멍은 종종 그 수가 6~7개에 이른다. 칠성장어.

    협십류(挾心類)

    이 종류는 유일속 1종이 있다. 척골이 있지만 골수가 없다. 심장이 없고 호두같은 피주머니가 있다. 그 혈액은 흰색이고 아가미는 목 안에 있다. 아가미 구멍은 없고 다만 분비공 옆에 구멍 하나가 있어서 빨아드린 물을 내보낸다. 창고기.

    파충 제1 거북류

    육지 및 하천 바다 등에 서식하며 몸은 견고한 껍질 안에 있고, 머리와 꼬리 네 발만 밖으로 나와 있으며, 마음대로 늘였다 줄일 수 있다. 또 이 대신 뿔모양의 턱뼈로 식물 및 벌레를 먹는다. 돌거북, 산 거북, 바다거북, 대모거북, 자라, 장수거북.

    파충 제2 석척류(蜥蜴類)

    전신에 비늘 혹은 껍질로 덮여 있다. 배에는 반드시 비늘이 있다. 네 다리이지만 드물게는 두 다리 혹은 전혀 다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 물가 또는 흙 속에 구멍을 파고 살며,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다. 이 종류의 대부분은 독이 있다. 악어, 도마뱀, 도마뱀붙이.

    파충 제3 뱀류

    파충 제4 하마류(鰕蟆類)

    청개구리, 기생개구리, 참개구리, 산개구리, 두꺼비, 도룡뇽.

    동물 제5 유연다지류 일람

    유연류는 무척동물의 하나로 껍질이 있거나 혹은 없다. 몸은 각각 다른 형태와 물질로 이루어져 있지만, 유연하며 관절이 하나도 없다. 그중 두각이 있는 것은 낙지, 문어 등이다.

    2) 動物學(竹中定太郞, 東京敎育社, 1888)의 분류

    이 책의 경우는 편찬 체제를 동물 진화의 순서에 따랐다고 서언에서 밝혔다. 또한 분류학은 여러 동물을 종류별로 나누어 용이하게 그 성질과 형태의 다른 바를 알게 하는 것으로, 학자마다 각각 그 설을 달리한다. 이 책에서는 9개의 소계(sub-kingdom)으로 나눈다고 하였다62).

    • 제1소계 - 原生動物(Protozoa) - 根足類(有孔族, 光線族, 放線族), 微虫類(纖毛類, 鞭毛類)

    • 제2소계 - 無腸動物(Coelenterata) - 海綿類/해면, 珊瑚類(珊瑚族/산호, 水母族/해파리), 擔櫛類/빛해파리

    • 제3소계 - 芒刺動物(Echinodermata) - 海百合類/바다나리, 海盤車類/불가사리, 海膽類/성게, 沙噀類/해삼

    • 제4소계 - 蠕形動物(Annuloida) - 扁蟲類, 筒蟲類, 蠕蟲類, 擔輪類

    • 제5소계 - 關節動物(Annulosa) - 硬殼類, 蜘蛛類, 多足類, 昆蟲類

    • 제6소계 - 軟體動物(Mollusca) - 薄鰓類. 腹步類, 翼步類, 頭步類

    • 제7소계 - 擬軟體動物(Molluscoida) - 群捿類, 臂足類

    • 제8소계 - 被囊動物(Tunicoda) - 멍게

    이상 무척추동물.

    • 제9소계 - 척추동물(Vertebrata) -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어 류 - 喉鰓族/창고기, 圓口族/칠성장어, 板鰓族/상어 가오리, 硬鱗族/철갑상어, 硬骨族/도미 등, 有 肺族/폐어63)

    • 양서류 - 蛇形族(Apoda), 有尾族(Caudata), 無尾族(Batrachia)

    • 파충류 - 橫裂族(Plagiostremata), 水捿爬蟲族(Hydrosauria), 龜族(Cheloma)

    • 조 류 - (생략)

    • 포유류 - 一穴族, 有袋族, 貧齒族, 游水族(Cetacea), 奇蹄族(單蹄族), 偶蹄族(雙蹄族), 長鼻族, 齧齒族, 食蟲族, 鰭脚族(Pinnipedea), 肉食族, 翼手族, 擬猿族, 獼猴族, 二手族

    3) 動物學敎科書(飯島魁, 敬業社, 1890)의 분류

    이 책은 상하 2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理科大學 교수, 飯島魁가 편찬한 것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는 동물학을 동물계에 관한 사실, 법칙 즉 (1) 동물체의 구조 (2) 동물의 생활현상 (3) 동물의 상호 관계 (4) 동물과 외부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동물학의 범위는 생리학, 형태학, 동물계통학, 동물지리학, 고동물학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동물계를 원생동물, 해면동물, 강장동물, 연형동물, 절족동물, 연체동물, 극피동물, 척색동물의 8문으로 나누었다64).

    먼저 어류의 경우를 보면, 아강(亞綱)으로 板鰓類(은상어, 상어, 가오리), 硬鱗類(철갑상어, 폴립테루스), 硬骨類(경골류의 하위 분류로 總鰓類/해마, 固顎類/복어, 喉鰾類/청어 연어 등, 軟鰭類/대구 넙치 등, 硬鰭類/도미 아귀 조기 등을 설정하였다), 肺魚類로 구분하였다.

    연체동물의 경우를 보면, 판새류(瓣鰓類), 굴족류(掘足類), 복족류(腹足類), 두족류(頭足類)로 나누고, 특히 두족류(頭足類) 아래에 익족아강(翼足亞綱)과 관족아강(管足亞綱)을 두었다. 다시 관족아강을 사새류 (四鰓類)와 이새류(二鰓類)로 분류하고 이새류 안에 오징어와 문어를 두었다. 이 또한 분류표에서 두족류 등의 분류학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오적류(烏賊類) 즉 오징어류라고 한 것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또한 단각류와 연각류는 모두 복족류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분류표에서는 굳이 두 부류로 구분 해 두었다. 동시에 연체동물문에서 독립된 강(綱)을 이루는 굴족류는 제외하였다. 이 또한 분류표가 당시 동물학의 일반적인 분류를 따르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밖에도 수산소학(河原田盛美, 1882)에서는 어류, 갑각류, 해충(海蟲), 거북류, 하천호소의 어류, 패류, 수수(水獸), 수초ㆍ수태(水苔)ㆍ수수(水樹) 등으로 분류하였다. ‘소학’이라는 제목에서도 전통시대의 직관적인 분류법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불과 5년 뒤에 간행된 수산집요(福地復一, 有隣堂, 1887)에서는 경골어류, 연골어류, 연체 충류(문어, 오징어, 해삼, 성게, 해파리, 거머리), 갑개류(전복, 굴, 소라, 고동, 가리비, 멍게, 쏙, 거북, 자라, 바다거북, 대모 등), 植蟲類(산호, 해면 등), 해수류(물개, 물범, 해달, 강치, 돌고래, 고래), 수금류 (갈매기, 오리 등), 해조류(다시마, 미역 등) 등으로 분류하였다. 경골과 연골의 구분은 어류를 해체하여 그 속에 든 뼈의 특징을 확인할 때까지는 알 수 없는 분류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통분류학에서 외관상 확인할 수 있는 지느러미의 특징을 기준으로 한 것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65).

    2. 분류표의 문제점

    분류표에서는 일본의 유용수산물을 크게 동물문과 식물문으로 나누었다. 그 하위분류에서 部로 나누고 다시 아래에 類로 나누었다. 즉 門→部→類의 형식이다(<표 3>)90).

    <표 4>의 분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어부와 수수부, 파충부는 각각 척삭 동물문의 하위 분류인 강(綱)인데 대하여, 연체부나 갑각부는 각각 연체동물문, 절지동물문 갑각아문으로 문(門)과 아문(亞 門)에 해당한다. 절지동물문의 경우에 현재에는 아문으로 육각류, 다족류, 갑각류, 협각류 등을 설정하고 있다. 즉 동물문 아래 6부는 분류학상, 분류계급이 서로 다른 점이다. 그리고 수충부는 절족동물 (절지동물), 극피동물, 선형동물, 해면동물, 강장동물 등 실로 다양한 분류 영역의 동물들을 모아 놓았다. 당연히 이 분류는 학문적으로 동식물학의 분류를 전공하는 학자들의 비판을 받게 되었다. 동물문 아래 6부(部)의 각 하위분류는 당시 문제가 적지 않았다.

    또한 <표 5>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분류표가 당시 엄밀한 학술적인 분류에 따르지 않았던 점은 중요한 특징이 아닐 수 없다. 이 시기는 일본에서 근대적인 분류체계를 수용하여 정열적으로 동식물 분류에 대한 연구 성과를 축적하던 시기이면서 분류학이 대유행하였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분류표 는 오히려 외형적인 유사성을 중심으로 분류하여 동물학계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일본유용수산분류표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술적인 동물분류나 식물분류가 아니라, 유용수산물에 대한 분류이다. 분류학에서는 여러 생물들이 어디에 사는지는 분류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즉 분류표는 수산물을 분류한 것이지 동물과 식물에 대한 학술적인 분류를 우선시한 것이 아니었다.

    유용한 수산물이란, 어부를 비롯하여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 어획ㆍ채집하여 활용할 수 있는 수산 생물을 말한다. 따라서 학문적인 분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수산물을 어획ㆍ채집하는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지극히 편의적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류에 대해서는 자세히 분류하였지만, 상대적으로 채집되는 양이 적은 종류는 여러 가지 동물문을 하나로 묶기도 하고, 외형적인 특징을 중시하여 학문적인 분류를 무시하면서 하나로 묶기도 하였다. 이는 학문과 현장 또는 연구실과 어촌 현장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일본유용수산분류표수산소학보다는 훨씬 자세한 분류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동시대의 다른 근대 분류학 관련 서적에서 제시하는 분류법과는 크게 다르다.

    분류표의 작성자가 물개류나 고래류가 포유류이고 또한 기각류와 유수류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그렇게 분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분류표를 작성한 야마모토는 당시로서는 수산학의 전문가였고, 이를 교열한 다나카 역시 분류학의 대가였기 때문이다. 즉 이 분류표는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목적으로 분류한 것이 아니라 어획하고 포획하고 채집하는 현장의 어민들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해부학적인 지식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관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에 입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술적인 분류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잘 알고 있 으면서도 유용수산지유용수산분류표는 직접 어로에 종사하는 어부나 제조ㆍ양식 등을 행하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료이기 때문에, 학술적인 분류에 천착하기보다는 현장의 실용성을 중시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Ⅴ. 결 론

    일본유용수산지를 완성하기 전에 미리 간행했던 일본유용수산분류표는 한 장의 표 안에 수산 동식물을 분류하여 소개한 최초의 자료였던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학계에서는 분류표가 간행된 후 즉시 전통시대의 분류와 근대적인 분류가 혼재되어 있으며, 오류 또한 너무 많다고 지적하였다.

    분류표를 작성한 야마모토 요시카타와 교열을 담당한 다나카 요시오는 전통시대의 분류학을 고수한 사람도 아니었으며, 근대적 분류학을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잘 알려진 동물학 분류와 상당히 다른 분류표를 작성하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산동물학의 최상위 분류가 동일한 레벨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문(門)과 강 (綱)이 혼재하는가 하면, 수충부에는 절지동물문, 극피동물문, 연형동물문, 강장동물문 등 여러 문(門)이 함께 들어 있다. 또한 수충류의 하위 분류인 무장류에는 다시 강장동물문(현재 자포동물문 등)과 해면동물문이 함께 들어 있다.

    이와 같이 분류표의 동물 분류 방식을 당시 동물학계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 특이한 분류법은 유용수산물에 대한 분류를 보여 주는 것이지, 학술적인 분류에 따라서 전달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수산물을 학문적인 분류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실제 수산물을 포채, 제조, 양식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원칙은 포채지제품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수산물의 포채와 제조와 관련해서 학술적인 분류에 따르면 포유류인 고래를 잡는 법, 고래를 해체하고 기름과 고기를 얻는 방법 등을 보여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품지의 예를 들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말린 오징어, 전복, 해삼, 상어지느러 미 등의 순이다. 이 기록의 순서는 당시 일본의 주요 수산 제품 순위로 제시한 것이다91).

    다소 기이하게 여겨지는 분류표의 내용과 분류체계를 통해서 포채지제품지를 비롯한 일본유용수산지의 편찬 목적을 어디에 중점을 두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92).

    아울러 이글이 현재 전해지지 않는 일본유용수산지의 내용 복원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Figures

    FBA-54-3-69_F1.gif
    內村鑑三, 일본어류목록 (1884)
    FBA-54-3-69_F2.gif
    水産動物學 상권(岡田信利) (동경해양대학교 박물관 소장)

    Tables

    일본수산제품지 범례
    출처: 日本水産製品誌, 1935.
    1890년대 전후의 동물학 관련 문헌
    「분류표」 등의 동물 분류 비교
    「일본유용수산분류표」의 형식
    출처: 日本有用水産分類表, 1889.
    「일본유용수산분류표」의 분류에 대한 문제점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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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______ (2019), 바다 물고기 지식, 한국학술정보(주), 131-132.
    3. 서경순ㆍ이근우 (2019), “한국수산지의 내용과 특징”, 인문사회과학연구, 20(1), 120-121, p. 150.
    4. 앞의 논문, “日本水産製品誌의 성립과 내용”, 531-532(『日本水産製品誌』의 범례에는 장래 목적이 있는 것에 주력하여 게재하였고, 品目 순서는 대체로 중요한 부터 우선 기록한다고 밝혀두었다).
    5. 92) 식물 분류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6. 서경순 (2020), “일본수산지의 편찬 배경과 과정에 대하여”, 수산경영론집, 51(2), 46-48.
    7. ___________, “日本水産誌의 편찬 목적과 내용”, 동북아문화연구, 64, p. 305.
    8. ___________, “日本水産製品誌』의 성립과 내용”, 도서문화, 56, p. 523, 531-532.
    9. ______ (2021), “메이지시대의 수산진흥정책과 일본수산지(日本水産誌)의 편찬에 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부경대학 교, 40-41, 134-135, 136-144, 146-149, p.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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