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2000년대 초부터 우리나라는 동시다발적인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이하 FTA) 추진하여, 관세 장벽을 낮추고 무역자유화를 추진하여 왔다. 2004년 칠레 FTA 발효를 시작으로, 2025년 8월 기준 59개국 22 건의 FTA를 체결하여 왔다. 또한 5건은 타결되어 발효를 앞두고 있고, 12건의 FTA 협상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1).
이러한 전반적인 무역자유화 흐름 속에 수산 조제품2) 분야의 수입도 확대되었다. 수산 조제품 수입 금액과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수입 조제품의 수입량이 42.5만 톤에서 76.3만 톤으로 증가하였고, 수입금액도 78백만 달러에서 125백만 달러로 증가하였다.
국제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무역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은 크게 교환의 이익과 특화에 의한 이익, 그리고 소비영역의 확대라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정정도, 1998). 본 연구에서는 이 세가지 이익 중 마지막 소비 영역의 확대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교환의 이익과 특화의 이익 은 리카도의 비교우위론과 헥셔오린의 요소부존도 이론에 의해 설명된다. 소비영역의 확대로부터 오는 무역의 이익은 무역을 통해 기존보다 더 다양한 상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증가하는 효용을 말한 다. 제품다양성으로부터 발생하는 소비자 후생 변화 추정은 Feenstra(1994) 연구에 의해 방법론이 개발 되었다. 무역자유화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교역이 확대되고 수입 상품이 다양해졌다고 볼 수는 없으며, 이는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아야 하는 문제이다. 관세 인하가 국내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 지 않을 수도 있으며 상품이나 수출국이 제한되어 수입 다양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좀 더 현실적인 독점적 경쟁시장 가정 하에서도 소비 다양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1980년 대부터 Krugman(1979, 1980, 1981)과 Helpman(1981) 등이 독점적 경쟁시장(monopolistic competitive market) 이론을 국제무역에 적용하여, 신무역이론(New trdae theory)을 제안하면서 다양성 이익이 새로 운 무역의 이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Feenstra(2010)는 독점적 경쟁 모형에 근거하여 신무역 이론 에서 주장하는 무역의 새로운 이익 3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경쟁에 따른 기업의 초과 이윤의 감소, 둘째, 수입 경쟁 압박에 의한 국내 기업 생산성 향상, 셋째, 재화 다양성 증가의 이익이 그것이다. 이 중 본 논문에서는 세 번째로 제시된 수입소비재 다양화로 인한 소비자 후생 변화를 가격 지수를 통해 계측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HS코드 기준 16류(육ㆍ어류 조제품)3) 중 수산 동물 관련 품목을 대상으로 하며, 본 논 문에서는 이를 ‘수산조제품’이라 정의한다. 수산물 원물(HS 03류)보다 수산조제품이 국가 간 품목 간 제품차별성이 더 크기 때문에 제품차별성과 다양성 선호(love of diverity)로 인한 소비자 후생 분석에 더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Feenstra(1994)는 Sato(1976), Vartia(1976)를 발전시켜 두 기간 사이 재화 구성이 변화되었을 경우 정확한 가격지수를 도출하고, 미국 수입 데이터를 이용해 수입재 가격 지수를 계산하였다. 이 연구에 서는 Dixit and Stiglitz(1977)가 이론화한 다양성 선호(love of variety) CES 효용함수를 활용해 이로부 터 정확한(exact) 가격지수4)를 구축하고, 여기에 가중치(Ideal log-change weights)를 적용하여 두 기간 내 재화 구성이 동일한 경우 가격지수를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상품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가격 지수에 편의(bias)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무역 개방 시 상품 다양성 증대를 고려하면 정 확한 가격 지수가 더 낮게 나와 소비자 후생이 증대됨을 보였다.
수입 다양성으로 인한 무역의 이익을 분석한 국내 연구로는 정민철(2016)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HS10단위 수입자료를 이용해 2,612개 재화에 대해 다양성의 이익(gains from variety)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Romer(1994)를 참고하여 소비재와 중간재를 구분하지 않고, 모 든 수입재를 최종재로 간주하고 Feenstra 지수와 Broda and Weinstein(2006) 수입재 지수를 도출하여 소비자 후생을 추정하였다. 그 결과, 수입 다양성으로 인해 GDP의 2%에 달하는 소비자 후생 증진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서진교 외(2012)는 기존 물가지수가 상품 다양성 증가로 인한 무역 이익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Feenstra(1994) 방법론을 활용하여 소비재 수입품에 대한 대체탄 력성을 추정하고, 이를 이용해 상품다양성을 고려한 가격지수를 산출하였다. 상품다양성을 고려할 경 우, GDP의 0.3%에 달하는 소비자 후생이 발생하여 추가적인 무역이익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수산조제품의 다양성이 증가했는지 알 아보고, 수산 조제품 수입 다양성의 소비자 후생 효과를 Feenstra 가격지수를 통해 추정하고자 한다. 수입 다양성의 계측에 관한 연구가 많지 않은 가운데, 특히 본 논문은 수산 조제품 수입에 있어 다양 성의 이익을 계측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제품다양성을 고려한 Feenstra 가격지수와 대체탄력성 추정 방법 등 분석 모형에 대해 살펴본다. 다음 제3장에서는 분석에 사용하는 자료의 출처와 특성을 설명하고, 수산조제품의 수입 다양성 변화 추이를 분석한다. 제4장에서는 분석 결과를 정리하여 설명 하고,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분석 내용을 요약ㆍ정리하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Ⅱ. 분석 모형
수입 상품 다양성에 기인한 소비자 후생과 무역 이익은 일반적인 자료들과 달리 계량적으로 측정하 기 어렵다. Feenstra(1994)는 각 재화별로 대체탄력성을 추정하여 CES 함수에 대입하고, 정확한 수입 가격지수를 도출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Feenstra(1994)는 기존 Sato-Vartia(1976) 가격지수 에 다양성을 반영하는 부분을 추가하여 재화의 다양성 변화를 고려한 새로운 가격지수를 제안하였다 (권오상 외, 2017). 우선, 개별 수입재 수량은 각 품종들의 CES 집계지수(aggregator)로 결정되며, 수입 재 전체 수량도 각 상품들의 CES 함수로 결정된다고 가정한다5).
Mgt는 t기의 재화g의 수량, mit는 품종 i의 투입량, σg는 품종 간 대체탄력성을 의미한다.
재화 g의 단위 비용 함수(unit cost function) Cg는 아래와 같이 도출된다. pit는 품종 i의 가격을 의미한다.
Diewart(1976)가 정의한 가격지수는 다음과 같이 단위 비용함수의 비로 계산된다. 이는 t-1기와 t기 사이 요소 가격 변화를 나타낸다.
t기와 t-1기, 두 기간의 상품 종류가 동일하다고 할 때, Sato-Vartia(1976) 지수는 ‘이상적 로그 변화 가중치(Ideal log-change weights)’를 적용하여 아래와 같이 정의된다.
Feenstra(1994)는 r기의 지출액 중 공통품목 지출액의 비중을 λr로 정의하였다. 아래 공식에서 I는 두 기간 내 공통으로 존재하는 품목집합을 의미하고, Ir는 해당 기간 r에 존재하는 품목 집합을 의미한다.
두 기간의 람다비율은 λt/λt- 1로 정의된다. 람다 비율이 작을수록 품목 다양성이 증가한 것으로 해 석할 수 있고, 아래 Feenstra 가격 지수는 낮아지게 된다.
특정 재화에 대해 Feenstra(1994)의 정확한(exact) 가격지수는 아래와 같다. Feenstra 지수는 두 시점 간 공통 품종에 대해 적용되는 Sato-Vartia 지수 를 포함하고, 여기에 람다 비율과 대체탄력성 σ로 구성된 값 을 곱해 준 것이다.
위의 Feenstra 지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재화별 대체탄력성(Elasticity of Substitution) σ을 먼저 추정해 야 한다. 대체탄력성은 각 재화의 수요 공급 방정식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 생산함수로부터 수입 중간재 수요함수를 도출하고, 이를 지출비중 si, t에 관한 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수요방정식이 나온다6).
공급방정식은 수요방정식과 지출비중식을 이용해 다음과 같이 도출된다.
위 수요방정식과 공급방정식을 평균 Δlnpkt, Δlnskt에 대한 차분 형태로 다시 쓴다.
E(ϵitδit)= 0 이라고 가정하고 두 방정식을 서로 곱한 후, 양변을 (σg - 1)(1- ρg )로 나누면 다음 과 같은 회귀식이 도출된다.
위 회귀식을 가중최소제곱(Weighted Least Square)방식을 이용해 추정한 후, 추정된 계수 를 이용해 를 구할 수 있다.
III. 분석 자료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가 FTA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 최근인 2024년까지 수산 조제품 수입 소비재의 다양성 변화와 그것이 소비자 후생에 미친 영향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 기간과 관련하여, HS6의 일관성 유지를 위하여 시작 연도를 2012년을 설정하였다. HS6 코드 는 세계관세기구에 의해 5년에 한 번씩 개정이 되는데, 특히 2012년에 16류가 대폭 개정되었다7). 교 역의 품목 분류인 HS6 코드는 본 연구의 기본 분석단위인 재화(good)의 정의가 되기 때문에 두 개 비교 연도의 HS6코드가 일치해야 비교가 가능하다. 무역자유화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FTA가 처음 발효된 2004년부터 분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2012년 이전은 코드 개정으로 인해 비교의 일관성이 저해되어 비교 연도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대신, 2012년부터 2024년까지는 HS6코 드에 큰 개정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8) 이 기간을 분석 기간으로 설정하였다. 2012년 세계 최대 경제권 인 미국 FTA가 발효되었고, 그 이후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수입국을 포함한 15건의 FTA가 발효되어 관세장벽이 완화된 기간이기 때문에 무역자유화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한 비교 연도로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제품 다양성에 관한 Feenstra 지수 구축에서는 재화(good)와 그 안의 세부 품목(variety)을 구 분하여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Feenstra(1994)를 따라 세계 공통인 HS6자리를 각 재 화로 정의하였다. 또한 품목은 HS10코드에 따라 1차로 구분되고, 추가로 Armington 가정에 따라 원산 지 국가별로 다시 한 번 세분된다고 정의하였다. 즉 품목은 HS10코드와 원산지 국가의 조합으로 이 루어진다. 예를 들어, HS6코드인 160414(다랑어ㆍ가다랑어ㆍ버니토(bonito)[사르다(Sarda)속])가 하나의 재화(good)이고, HS10코드인 1604141021(다랑어(기름담근것(밀폐용기에 넣은것)))과 원산지인 태국이 결합하여, ‘1604141021태국’이라는 하나의 품목으로 정의된다.
본 연구의 대상인 수산조제품으로 재화를 한정하기 위해 HS2단위 속견표 상의 HS16(육ㆍ어류 조제 품)9)류 중 수산 조제품에 해당하는 품목을 선별하였고, 총 32개의 재화가 분석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수산조제품의 2012년 대비 2024년 관세율 변화를 보면, 국가별로 차이가 있 지만 FTA 체결국에서는 상당 부분 관세가 인하되거나 철폐되었다. FTA 체결 국가별로 관세율이 다 르나, 대부분의 경우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되어 수산조제품 역시 실질적인 관세 장벽 완화를 통한 무역자유화가 진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입액은 2012년 실질가격 기준 약 4억7천만 달러에서 2024년 약 6억7천만 달러로 43% 증가하였 고, 같은 기간 수입량은 8만3천 톤에서 12만7천 톤으로 52% 증가하였다.
2012년부터 2024년 교역된 수산조제품에 해당하는 재화(good)는 HS6자리 기준 32개이고, 각 재화 내 세부 품종(variety)의 수는 2012년 452개에서, 2024년 713개로 약 58% 증가하였다. 해당 기간 동안 수산조제품 전체적으로 수입의 다양성이 크게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표 2>).
2012년과 2024년 수입 품종을 분석해 보면(<표 3~4>), 2012년에 수입되다가 2024년에는 수입되지 않는 품목이 있고, 두 기간 모두 공통적으로 수입되는 품목, 그리고 2012년에는 교역되지 않다가 2024년에는 새롭게 수입되는 품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두 기간 공통적으로 수입되는 품목의 수는 288 개로 집계되었다. 사라지고 새로 도입된 수입 품목수를 살펴보면, 2012년에 수입되던 품목 중 164개 품 목이 2024년 거래 품목에서 사라졌으며, 2024년에는 2012년에 없던 425개의 새로운 품목이 생겨났다.
IV. 분석 결과
1. Sato-Vatia 가격 지수
Feenstra 가격 지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Sato Vartia(1976)에 의해 제안된 정확한(exact) 가격 지수가 먼저 도출되어야 한다. 이는 양 기간 공통으로 소비되는 품종들의 수입액과 수입량 데이터를 이용해 구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조제보존처리한 바닷가재(160530)의 Sato-Vatia지수가 0.13으로 나타 나 분석기간 동안 수입 가격이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조제보존처리한 그 밖의 갑각류(160540), 조제보존처리한 뱀장어(160417) 순으로 가격 지수가 낮게 조사되었다. 반면, 조제보존 처리한 청어(160412), 조제보존처리한 굴(160551)은 각각 2.27, 3.51로 분석되어, 수입가격이 크게 상 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수산조제품의 Sato-Vartia 가격지수는 평균 1.27로 나타나 2012년 대비 2024년 수산조제품의 가격은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5>).
2. 람다 비율
앞 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두 기간의 람다 비율은 λt/λt- 1로 정의되며, λt는 t기의 지출액 중 공통품목 지출액의 비중을 의미한다. t-1기에 사라지는 품목의 지출 비율이 작을수록, 그리고 t기에 새롭게 도입되는 품목의 지출 비중이 높을수록 람다 비율 값이 작아진다는 특성을 가진다. 즉, 소비자 가 접하게 되는 상품군이 다양해질수록 람다 비율이 낮게 계측된다.
재화별로 살펴보면, 조제보존처리한 다랑어ㆍ가다랑어(HS160414)의 경우 람다 비율이 0.13으로 낮게 나타나는데, 이를 <표 4>에서 살펴보면 2012년 수입 품목 중 16개가 사라지고 52개가 새로 수입되어 수입 다양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는 조제보존처리한 캐비어(160431), 조제보존처 리한 연어(160411)가 각각 0.37과 0.43으로 나타나 람다 비율이 낮게 측정되었다. 낮아진 람다 비율은 Feenstra 가격 지수를 낮추게 되어, 다양성 증가가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낮아진 것과 같은 후생 효과를 미친다고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조제보존처리한 그 밖의 갑각류(160540)는 3.52, 조제보존처리한 뱀장어(160417)는 5.77의 큰 람다 비율로 나타나 다양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표 6>).
3. Feenstra 지수
재화(good) 내 품목(variety) 구성군의 다양성 변화를 반영한 Feenstra 지수와 대체탄력성을 분석하였 다(<표 7>). 대체탄력성은 많은 재화에서 10 이상의 큰 값을 보였다. 이는 품목 간 대체가 용이한 것 으로 해석할 수 있다.
Feenstrar 가격지수는 다양성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까지 반영한 정확한(exact) 가격지수라는 측면에 서 학술적 의미를 가진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수산조제품 32개 재화 중 2012년과 2024년 공통으 로 수입된 품목(common variety)의 수가 3개 이하인 재화를 제외하고 21개 재화의 Feenstra 지수를 도 출할 수 있었다. 재화별 Feenstra 가격 지수를 살펴보면, 조제처리 바다가재(HS160530)는 0.14로 가장 낮아 수입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조제처리 캐비아(HS160431)가 0.37, 조제처리 다랑어 ㆍ가다랑어(HS160414)가 0.6으로 낮게 나타나 대표적인 가격 하락 재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 타조제저장처리 수생무척추동물(160569)과 조제보존처리한 고등어(160415)는 각각 2.13, 1.96으로 나타 나 수입 가격이 약 2배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Feenstra 가격 지수의 평균값은 1.18, 중간값은 1.13으로 수산조제품 수입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 다양성 이익(Gains from Varieties)
마지막으로, 다양성 증가로 인한 소비자 효용의 증가를 가격 하락 비율 단위로 표시한 다양성 이익 을 도출하였다(<표 8>). Sato-Vatia 가격 지수 대비 Feenstra 지수를 나누어 구할 수 있으며, 다양성으 로 인한 소비자 후생 변화가 얼마만큼의 가격 하락분에 상당하는지로 해석할 수 있다.
재화별로 살펴보면, 다양성의 이익이 가장 큰 재화는 조제보존처리한 캐비어(160431)로 나타났다. 캐비어의 경우, 수입 품목의 수가 2012년 7개 품목에서 2024년 16개로 크게 상승하면서 상품의 다양 성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소비자 후생에 있어 55.5%의 가격 하락분에 상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음으로 다랑어ㆍ가다랑어ㆍ버니토(bonito)(HS160414)는 2012년부터 2024년 사이 품목 다양성 증가 로 인해 가격이 14.7% 추가 하락한 것에 상당하는 소비자 후생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 면, 조제보존처리한 바닷가재(160530), 조제보존처리한 멸치(160416), 조제보존처리한 문어(160555)는 각각 -7.4%, -8.2%, -14.3%로 계측되어, 다양성 감소로 인해 각 가격 상승분만큼의 소비자 효용 감소 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조제보존처리한 갑오징어와 오징어(160554), 조제보존처리한 골뱅이(160559), 조제보존처리 한 홍합(160553), 기타조제저장처리 해삼(160561), 조제보존처리한 조개(clam), 새조개, 피조개(160556) 는 0.1% 이내의 다양성 변화를 나타내어 상품군 다양성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수산 조제품 전체적으로 보면, 다양성 이익은 평균 0.02%, 중간값은 0.00%로 나타나 분석 기간 동안 다양 성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 증가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보았을 때 수산조제품 수입의 원산지 국가를 다변화하고, 품목 다양화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Ⅴ. 결 론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부터 동시다발적 FTA를 체결하여 2025년 8월 현재 59개국과 22건의 FTA 를 체결하였다. 이렇게 다양한 국가들과 무역협정을 맺고 관세를 인하하는 것은 교역량 증가라는 양 적 지표의 성장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계측할 수는 없으나 제품의 다양성 증가라는 질적인 지표 또한 향상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전에 없던 새로운 품종의 재화가 수입되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 져 소비자 후생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수산조제품 수입의 다양성 변화로 인한 소비자 후생 변화를 수입재 가격지수를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Feenstra(1994)에 근거하여 다양성 선호(love of variety)를 고려한 CES 생산함 수로부터 시작하는 이론 모형을 도출하였는데, 재화별로 Sato-Vartia(1976)와 Feenstra(1994) 모형을 우 리나라 수입 데이터에 적용하여 Sato-Vartia지수와 Feenstra 지수를 도출하여 분석 기간 동안 가격지수 의 변화와 다양성 이익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조제보존처리한 캐비어(HS160431)가 품목 다양성이 가장 크게 증가한 수산조제품으로 타나났는데, 55%만큼 가격이 추가 하락한 것과 같은 소비자 후생 증가가 있었다. 다음으로는 조제보 존처리한 다랑어ㆍ가다랑어ㆍ버니토(bonito)(HS160414)가 상품군 다양성 확대로 인해 14.7%의 가격 하락에 상당하는 소비자 후생 증가를 보였다. 반면, 다양성이 축소되어 소비자 후생이 감소한 재화도 분석되었는데, 조제보존처리한 바닷가재(HS160530)의 다양성 이익은 -7.4%, 조제보존처리한 멸치 (HS160416)는 -8.2%, 조제보존처리한 문어(HS160555)는 -14.3%로 계측되어, 품목 다양성 감소로 인해 각 가격 상승분만큼의 소비자 효용 감소가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Feenstra지수가 계측된 21개의 재화 중 다양성의 이익이 발생한 재화가 10개, 다양성 감소가 나타난 재화가 10개, 변 화 없는 재화는 1개로 나타나 수입되는 수산조제품의 절반 이상이 다양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 으로 나타났다. 제품 다양성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확대되고 효용을 증가시 킬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산 조제품 수입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액과 수입량의 총량만을 중점적으로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원산지를 다변화하고 가공 종류별 다양한 상품을 수입하 여 국민의 식탁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방향의 다양성 확대 정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수산조제품 분야에서 수입 다양성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 변화 측정을 시도한 최초의 연 구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직접적으로 계측되지 않는 다양성의 이익을 다양성 선호를 가정한 효 용함수 하에 도출하고, 수입가격 하락 비율이라는 단위로 소비자 후생 변화를 측정하였다. 수산 분야 수입 정책 추진 시, 차별화된 다양한 품목의 수입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확대시켜 소비자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데이터의 한계로 품종을 원산지 국가별로 구분하였는데, 원산지 기업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품종 다양성을 기업 브랜드별로 구분함으로써 좀더 세분화된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