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우리나라 양식 굴의 공식 통계는 1918년에 처음 발표된 이래 100년이 넘었다. 굴 양식의 대량생산 은 1960년대에 굴 연승수하식 양식 방법이 개발되면서 기틀을 잡았고,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수 출이 이루어지면서 성장하였다. 하지만 중국산 굴과의 가격경쟁과 국내 소비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2019년을 정점으로 감소하여 2021년에 약 30만 톤을 생산하였다. 이처럼 굴 양식이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기는 하였지만, 지역적으로는 걸대식과 수평끈식 등의 전통적인 방식을 개량한 양식 방법이 여전 히 남아 있다. 이러한 양식 방법들은 연승수하식에 비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적고, 굴의 알 크기도 작아 양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이를 어장의 낮은 수심 등 연승수하식 도입이 어려운 어장 환경적인 문제로만 단순화하는 것은 해당 산지를 이해하기에 한계가 있다. 양식경영체가 존립하 기 위해서는 수익성 등의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천만의 굴 양식 방법은 소위 ‘걸대식’이라 불리는 독특한 시설을 이용한다. 자연산 굴은 해안의 암초 등에 붙어 있어 밀물 때에 수면에 잠기고 썰물 때에 햇볕에 노출되는데, 이로 인해 껍질이 얇고 성장도 더디다. 걸대식 양식 방법도 조수간만에 따라 노출과 침수가 반복되는데1), 본 양성부터 출하 까지 햇볕에 노출 없이 수중에 매달아 기르는 수하식과는 다르다. 이로 인해 걸대식은 연승수하식에 비해 자연산 굴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게 된다. 전통적인 양식 방법인 투석식과 송지식, 죽지식 등은 2000년대부터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사천만은 지형적,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연승수하식이 도입 되기 힘든 곳으로, 걸대식이 아직도 보전되고 있다. 이러한 생산 특성의 차이로 인해 사천만의 양식 굴은 유통 측면에서도 독특한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굴 양식은 현재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김대영 등(2022)에 따르면, 굴 양식업의 당면과제 로 “어장노후화로 인한 생산량의 정체,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 굴 소비 위축, 굴 위생 및 안 전성 문제, 수출의 편중성”을 거론하고 있다. 또한 김지웅 등(2019)에 따르면, “20대들은 굴 소비에 부 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보연 등(2019)의 연구에서도 연령대가 높고, 고소득일수록 소비가 높다는 점에서 향후 굴의 소비감소 경향은 더 커질 수 있다. 사천만 굴과 같이 양식 규모가 작아 생 산량도 적은 산지는 대량생산이 어려운 만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 인식하에서 사천만의 걸대식 양식이 향후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를 수익성과 유통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걸대식으로 생산되는 사천만 양식 굴을 연구 대상으로 하며, 연승수하식과의 비교를 통 해 경영 및 유통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사천만 굴 양식의 실태를 파악하고, 걸대 식과 연승수하식 굴 양식의 수익성을 비교하여 양식경영의 존속이 가능한지를 살펴보았다. 또한 거래 방법과 유통비용을 비교함으로써 사천만 양식 굴의 독특한 유통방식을 분석하여 타 산지와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해 사천만 굴 양식의 한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Ⅱ. 사천만의 굴 양식 실태
1. 걸대식 굴 양식 방법의 특징
사천만 해역은 사천시와 남해군, 하동군에 걸쳐져 있는데, 해수면 면적은 약 181.5㎢로 사천시에 포 함된 부분이 가장 넓다. 사천만 해역은 삼천포, 사천, 남해군 및 하동군의 4개 수협의 업무구역에 걸 쳐져 있으며, 각 수협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52개 어촌계에 어가 수는 3,055호, 어업 종사자는 4,627명이다.
사천만 양식 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식 방법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국립수산과 학원의 수산기술지(1972)와 굴 수하식양식 표준지침서(2012)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굴 양식은 전통적 방법으로 씨뿌림식과 투석식, 송지식, 죽지식이 있고, 현대식 방법인 수하식이 있다. 전통적 방식은 간조 시 노출되는 바닥에 치패를 뿌리거나, 20kg 정도의 돌(산석), 소나무(혹은 대나무) 에 부착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들은 수하식에 비해 시설비가 적고 관리가 쉬우나 단위당 생산량이 적고, 생산되는 굴의 알이 작은 특성이 있다. 경영형태는 규모화가 어려운 만큼 가족경영이 대부분인 것이 특징이다.
수하식은 뗏목식, 연승식, 간이수하식, 우산식 등이 있으나 연승수하식이 가장 보편적이다. 1963년 이후 도입된 연승수하식은 시설물 고정용 닻과 부자, 로프(연승)을 사용하여 굴 치패가 부착된 수하연 을 매달아 수중에 늘어뜨리는 형식이다. 이 방법은 전통적 방법보다 먼 연안에 설치할 수 있어 시설 량을 확대할 수 있고, 수하연을 이용함으로써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또한 성장할수 록 알의 굵기가 커져서 굴 대량생산의 기반이 되었다. 연승수하식 경영체는 규모화가 가능한 중소기 업 형태도 많다. 간이수하식(혹은 말목수하식)은 비교적 연안에 가까운 곳에 말목(지주)을 세워 수하연 을 매다는 식이다. 연승수하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고 알의 굵기도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 통적 방식보다는 많다. 서해안은 수평끈식(혹은 포장끈식)이라는 방식이 많은데, 이는 말목식과 송지식 을 개량한 방법이다. 수평끈을 지주대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작은 크기의 굴이 생산되어 어리굴젓의 재료나 생식용으로 사용된다. 한편, 갯벌 참굴이라 불리는 개체굴은 수평망식과 채롱수하식, 부유망식 로 생산된다.
걸대식은 굴 수하식 도입 초기에 파생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파랑이 적고 수심이 얕은 곳에 시설한 다. 양식 방법상 우산식과 유사한 면이 있으나, 같은 방법으로 보기는 힘들다2). 절기상 ‘하지’ 무렵에 자연채묘가 되므로, 자연산 굴과 같이 성장이 늦고 수하식보다 굴 패각 크기가 작아 알의 크기도 작 은 것이 특징이다. 경영적인 특성으로는 개인 면허지는 없이 어촌계 마을어장에서 생산하며, 시설이 간단하여 연승수하식보다 시설비가 적어 초기 자본비용이 적다. 그리고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규 모화가 어려워 가족경영이 대부분이다.
2. 굴 생산량
굴 생산량은 통계청 어업생산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동 조사는 각부중량(패각 즉 껍질 포 함)을 기준으로 생산량을 제시하고 있다. 통계 분석 기간은 평년을 기준으로 5년, 10년 등이 일반적이 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양을 고려하여 2년을 추가한 7년을 분석하였다. 2021년의 전국 굴 생산량은 305,914톤으로 2019년 이후 다소 감소 추세이다. 이 중 경남지역이 81.7%로 대부분을 점하고 있다. 사천만 4개 수협의 위판량은 같은 해에 936톤으로 총생산량의 0.31%이다. 통영, 거제 등 경남 대부분 의 산지가 연승수하식의 대량생산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동 지역은 걸대식 방식으로 생산하는 영세한 산지라고 볼 수 있다.
전국 굴 총생산금액은 2021년에 2,773억 원이며,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인다. 경남은 전국 대비 82.4%를 점하고 있으며, 사천만 4개 수협의 점유율은 0.42%이다. 사천만의 생산금액이 물량 대비 다 소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것은 판매단가의 차이 때문이다. 2021년 전국 평균가격이 kg당 907원, 경남 이 915원인데 반해, 사천만 지역은 1,256원으로 상당히 높다.
판매단가를 월별로 보면,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전국과 경남의 양식 굴 월별 평균 판 매단가를 대비해 보면, 가장 낮을 때인 3월에도 사천만 굴의 가격이 약 30% 이상 높게 나타난다. 그 리고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때가 5월과 6월인데, 이는 동시기에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굴의 가격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사천만의 양식 굴은 전국과 경남산에 비해 연평균 70% 이상의 높은 시세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작은 크기이면서 자연산에 가까워 생식에 적합한 굴 자체의 상품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대적인 가격형성은 걸대식이 가진 장점으로 인한 것인데, 이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첫째, 연승수하식에 비해 작은 크기의 굴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생식용과 김장용, 어리굴젓용 굴 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가격이 높다. 김대영 등(2022)에 따르면 “소비가 많고 대부분 생굴로 이 용되는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는 가격이 높고, 소비가 적고 가공품(냉동굴, 통조림 등)으로 이용되 는 2월 말부터는 가격이 낮게 형성된다”고 한다3). 연승수하식 굴은 성장에 따라 크기가 커지면서 생 식이나 김장용 출하가 단기간에 끝나고, 가공용, 수출용으로 용도가 전환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특성 을 가진다. 하지만 사천만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굴이 계속 생산되면서 상 품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결국 연승수하식에 비해 알의 크기가 작고, 대량생산이 어려워 생산량은 상 대적으로 적지만, 판매단가에서 큰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다. 둘째는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노출과 비 노출이 반복되면서 소위 ‘단련’이 된다는 점이다. 걸대식은 자연채묘인데다가 양성과정에서 잠김과 노 출이 반복되므로 이 단련이 양성과정에서 지속되는 것이다. 굴의 상품성을 말할 때 이 단련은 연승수 하식이 가지지 못하는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Ⅲ. 사천만 굴 양식의 수익성 분석
사천만의 양식 굴은 타산지에 비해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걸대식은 연승 수하식에 비해 생산 규모와 생산량이 적으므로 양식경영체로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수 익성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사천만 걸대식과 연승수하식의 수익성을 간단히 비교하여 보 았다. 본 수익성 분석은 사천시수협과 굴수하식수협의 내부자료와 경영체 대상 청취조사 결과를 이용 하였다.
먼저 연승수하식 시설 규모 1ha(20대 5,000연)의 생산량은 알굴 기준으로 15톤 정도이며, 생산액이 105,300천 원으로 수익률은 15.2%였다. 총시설비는 181,657천 원이었고, 연간 감가상각비는 14,798천 원이었다. 한편 걸대식은 1ha(40대)의 생산량은 4.5톤이며, 생산액은 42,327천 원이었고, 수익률은 15.8%였다. 시설비는 54,772천 원이었고, 연간 감가상각비는 3,426천 원이었다. 생산비에서 수하식은 종묘비가 있지만, 걸대식은 자연채묘로 인하여 종묘비가 없다. 지역에 따라 박신비와 기타 비용에 다 소의 차이가 있었다.
두 가지 생산 방법의 수익성을 비교한 결과, 생산량과 생산금액에서 연승수하식이 높았다. 하지만 생산비용에서는 걸대식이 낮았고, 수익액은 걸대식이 같은 면적에서 12.5% 높았으며, 수익률도 걸대 식이 42.5%로 연승수하식의 15.2%에 비해 27.3%P가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걸대식이 가족 경영형태 가 많아 자가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측면이 있으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시설비 등 초기 투자 비용 이 낮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생산방식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는 걸대식으로 생산되는 사천 만 양식 굴이 연승수하식 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걸대식이 연승수하식에 비해 규모화가 어렵지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가족경영 규모의 양식경영으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Ⅳ. 사천만 양식 굴의 유통구조 특성
1. 거래 방법
수산물 유통경로는 최소 2단계인 직거래부터 최대 7단계까지 다양한 유통경로를 갖는다. 양식수산 물 유통은 수협을 기준으로 보면, 위판장을 거치는 계통판매와 거치지 않는 비계통판매로 나뉜다. 양 식 굴의 유통경로는 대표적으로 굴수하식수협과 여수수협 등을 통하는 계통출하가 대부분으로 타 양 식 품목에 비해 계통출하의 비율이 높다. 산지 이후의 경로는 소비지도매시장이나 굴 가공공장을 거 쳐 소매상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집상 등을 통해 소매상으로 가는 경로도 있지만, 비중은 작 다. 사천만 양식 굴의 유통경로도 기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사천만 양식 굴은 같은 계통판매라고 하더라도 거래방식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사천만 4개 수협 중 삼천포, 하동군, 진해시수협은 경매를 하지만, 가장 생산량이 많은 사천시수협은 어촌계 별로 입찰을 하고 있으며 가격결정 방법도 타 산지와 다르다4).
사천시수협의 입찰 및 가격 결정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물을 보지 않고 이전의 생산량과 품 질, 가격 등을 참고하여 입찰한다. 이때 거래 대상인 굴은 있어 아직 양륙 및 박신을 하지 않고 어장 에 있는 상태이다. 둘째, 개별 경영체가 아닌 어촌계 단위로 가격을 결정한다. 셋째, 입찰 시 기준가격 은 소비지도매시장의 가격을 참고한다. 넷째, 낙찰한 중도매인은 각 어촌계에 가서 직접 집하를 한다. 이와 같은 거래방법은 타 산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방식이다.
다음으로 입찰 진행 절차는 다음과 같다. 경매사가 전일 생산량을 불러주고, 중도매인에게 입찰서를 나누어 준다. 중도매인이 적정한 kg당 금액을 기재하여 제출하면, 경매사가 가장 높은 금액으로 낙찰 가격을 확정한다. 이때 중도매인들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및 노량진수산시장의 생굴 경락가격을 고려하여 예측가격을 제시하게 된다. 여기서 예측가격이란, 소비지도매시장 출하 시의 유통비용과 이 윤을 고려한 가격을 말한다.
입찰 종료 후 중도매인은 어촌계별 집하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 수협 직원이 참여하여 어장에 있는 박신 전의 굴을 계량하고 위판량과 가격을 적어 주게 된다. 이후 생산자가 어장의 굴을 양륙하여 박신 후 중도매인에게 건네면 입찰이 완료되고, 중도매인은 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 판매하게 된다. 이 방식 의 장점은 입찰 종료 후 박신하기 때문에 생산자가 물량을 정확히 알 수 있어 시세 변화에 따른 출하 량 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반면, 계측 시 박신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실 중량이 적거나 많아질 수 있고, 박신 후 완전히 세척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도매인이 인수하므로 이물질이 생길 수 있 다는 단점이 있다. 중도매인은 집하한 굴을 자기 비용으로 세척하는데, 이물질로 인해 집하량의 2~3% 정도 손실이 발생한다고 한다. 세척 후 5kg, 2kg 등의 정해진 용기에 담아 얼음을 채운 후 포장하여 도매시장에 출하하고, 일부는 대구, 부산 등 대도시의 도매상과 대형유통업체 등에 납품하게 된다.
비계통출하는 생산자가 도소매상에게 직접 판매하는 경우로, 가격결정은 수협의 입찰 및 경매가격 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다른 방식으로는 인터넷 판매 등의 직거래이며, 세척 인건비, 운송비를 소비자 가 부담하는 형태이다. 매일의 생산량과 주문량이 일치하지 않는 단점도 있지만, 점유율이 빠르게 증 가하는 추세이다. 비계통판매 비중은 어업생산동향조사를 기준으로 전국평균이 60% 정도이지만, 청취 조사 결과 사천만의 경우 9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수협별로 보면 삼천포수협 92%, 사천수협 85%, 남해수협 91%, 하동수협 9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천만 양식 굴은 비계통판매의 비중이 높고, 유통방식도 타 산지와는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는 동산지의 굴이 연승수하식보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경매나 입찰보 다는 비계통판매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2. 유통비용
다음으로 유통비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유통비용은 전국평균이 kg당 1,358원이라면, 사천만 특히 사천수협의 계통판매 시의 비용은 2,123원으로 다소 높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은 판매 수수료를 제외한 물류비용 등을 중량 단위가 아니라 상자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연승수하식 굴 은 5kg 단위의 스티로폼 상자로 거래하지만, 사천만 굴은 2kg 단위이다.
먼저 포장 용기대가 연승수하식 굴이 1톤 포장에 200개가 소요되며 상자당 단가는 900원이며, 사천 만 굴은 500개에 단가는 700원이다. 포장 제비용은 모두 상자당 500원, 운송비 상자당 800원, 상하차 비 상자당 300원으로 동일하다. 따라서 소포장일수록 비용에서는 불리해지는 구조이다. 소비지도매시 장 관리비 0.5%와 판매수수료 3.5%는 모두 같지만, 이 경우는 낙찰금액 대비 비중으로 계산하므로 물류비용 등이 상자당 산정되는 것과는 다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사천만 걸대식 굴은 연승수하식 굴에 비해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 고, 거래방법 등이 타 산지와는 다른 특성이 있었다. 동산지는 연승수하식에 비해 굴 생산량이 3배 정 도 낮고, 생산의 규모화가 어렵다는 점이 있다. 또한 굴의 크기가 작아 단위 무게당 박신비 등의 산지 인건비가 높은 단점이 있다. 유통비용은 소포장으로 인해 연승수하식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 다. 전체적으로 사천만 굴은 소포장으로 인해 물류비용과 판매수수료가 높고 생산성도 낮지만, 상대적 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면서 유통비용과 낮은 생산성을 상쇄할만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Ⅳ. 결 론
연승수하식 굴 양식이 도입되면서 대부분의 산지로 확산되고, 굴의 대량생산과 수출로 굴 산업이 크게 성장하였다. 하지만 일부 산지는 여전히 걸대식, 수평끈식 등과 같은 독특한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산지로서 성립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연승수하식을 도입하기 어려운 어장환경에 기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산성과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고서는 경영체로서 존속하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왜 이러 한 산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가 본 논문의 시작점이었다.
사천만의 걸대식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몇 가지 독특한 점이 발견되었다. 첫째, 걸대식 굴 양식 방법은 타 산지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천만의 독특한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생산되는 굴이 크기가 작고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지속적으로 단련된다는 특징을 알 수 있었다. 경영적인 면 에서는 마을어장을 기반으로 하고, 가족경영이 중심이었다. 둘째, 사천만 지역의 굴 생산량은 총생산 량의 0.31%에 불과한 작은 산지였지만, 금액의 점유율은 0.4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동산지의 산지가격이 타산지에 비해 연평균 70% 이상의 높은 시세를 형성하는 것에 기인하고 있었다. 셋째, 수 익성을 비교한 결과, 수익은 걸대식이 같은 면적에서 12.5% 높았으며, 수익률도 걸대식이 179.8% 높 았다. 이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판매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넷째, 타 산지에 비해 비계통출하가 많았으며, 거래방법에서는 계통출하 시에 입찰한다는 점, 소비지도매시장의 가격을 참고하여 실물을 보지 않고 거래 후 중도매인이 직접 인수한다는 점 등의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섯째, 유통 비용에서는 걸대식이 연승수하식보다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천만 굴이 연승수하식보다 작은 단위의 상자로 거래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유통비용 상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이러한 점을 상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천만의 걸대식 양식은 타 산지와는 다른 특성이 있으며, 이는 서해안 의 수평끈식 양식처럼 산지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사천만은 양식 규모는 작지 만, 타산지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보이면서 독자적인 산지로 성립해 왔다. 하지만 동산지도 분명한 한 계는 있다. 생산량이 적어 산지 자체의 양적 성장이 어렵다는 것과 비계통출하가 많다는 점이다. 그리 고 굴 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앞서 김대영 등(2022)이 제시한 굴 양식업의 당면과제 중 수출 문제를 제외하면 네 가지가 동산지에도 적용된다. 특히 사천만 굴은 수출이 아닌 내수 소비가 중심이므로 소비의 위축이 향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천만 굴과 같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생식용 소비가 많은 경우에 소비감소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경상남도 수 산기술사업소는 2018년부터 걸대식 등 지역 특성을 가진 굴 양식의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생산량 등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동산지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은 생산량의 증대가 아닌 상품화를 통한 수익성의 향상 즉 품질관리, 산지브랜드화 등의 어획후관리가 의미가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수산물의 어획후관리가 제대로 도입되고 있지 않은 만큼 걸대식 양식 굴을 대상으로 한다면 의미 있 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사천만 굴의 유통이라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서술되었다. 동 지역의 세부적인 자료가 없 어 인터뷰에 의존한 측면이 많아 자료상의 한계는 존재한다. 타 산지와의 비교에서 상품적인 그리고 소비적인 측면의 검토 등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리고 연구의 결과로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 는 것에는 이르지 못하였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향후 연승수하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생산하는 타 산지 등의 추가적인 비교연구 등 굴에 관한 사회과학적 연구가 지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