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지표면 온도는 산업 화 이전에 대비하여 2011~2020년에 1.09°C 상승하였다(IPCC, 2021). 이는 지난 10만 년 중 가장 온화 했던 기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불과 100여 년 사이 인류에 의해 급속도로 진행되었고, 앞으로 지구 온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운다.
우리나라의 바다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있다. 우리나라 해역의 최근 54년간(1968~2021년) 연평균 표층수온은 약 1.35°C 상승하여 같은 기간 전 세계 표층수온 상승 폭(0.52°C)의 약 2.2배 정도에 이른 다(국립수산과학원, 2022). 이뿐만 아니라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증가로 해양이 흡수하는 양이 증가하여 해양의 산성도 균형이 깨지고 있다. 해양산성화는 식물플랑크톤과 동물플랑크톤을 감소시키 고, 이는 곧 무척추동물과 해조류의 성장과 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수산자원의 감소를 초래한 다(김충재, 2018).
이러한 기후변화는 양식수산물 생산에도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2010년대 이후 한국해역은 기후변 화에 기인한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여름철 고수온 및 겨울철 저수온 등 수온의 계절별 양극화가 심화 되고 있으며(한인성ㆍ이준수, 2020), 이에 따라 양식생물의 대량폐사가 발생하고 있다1). 특히 김ㆍ미 역 등 고수온에 취약한 해조류 양식은 우리나라 양식산업 중에서 기후변화 취약성이 가장 높은 품종 으로 분석되었다(Kim et al., 2019). 해조류는 부피가 크고 광합성을 위해 넓은 수면적이 필요하여 어 류와 같이 인위적으로 환경을 통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후변화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고, 수온 등 의 기후 요인에 민감한 특성까지 작용하면 취약성이 높아지게 된다.
통계청의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해조류는 2021년 기준 해면양식업 생산량의 76.9%를 차지하여 양적으로 비중이 매우 높다. 그중에서 김ㆍ미역이 각각 해면양식업 생산량의 22.8%, 24.0%를 차지하여 절반 가까이 된다. 특히 김은 가장 수출이 많은 수산물로 경제적 가치도 높은 품목 이다. 미역은 일부가 전복 먹이용으로 사용되어 기후변화로 인해 생산이 감소하면 전복 양식에도 차 질이 발생하여 연쇄적인 경제적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조류 양식의 기후변화 영향을 예측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기후 요인 과 생산량의 관계를 회귀모형으로 분석한 연구로 김도훈(2013)은 일조시간, 기온, 강우량이 김 생산량 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4월 기온, 2월ㆍ9월 일조시간, 10월 강우량은 부 정적인 영향을, 10월 기온은 긍정적인 영향으로 분석되었다. 한인성 외(2013)는 부산 연안의 미역과 상관성이 높은 요인으로 수온, 염분, 영양염류, 용존산소, 쓰시마난류의 세기임을 확인하였는데, 특히 수온과 염분이 낮을수록 생산량이 많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김태형 외(2021)는 진도군과 해남군 사이 에 있는 마로해역의 김 생산량과 상관성이 높은 요인으로 수온, 강수량, 풍속, 일조율을 제시하였고, 특히 수온은 음(-)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이들 연구는 김ㆍ미역의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및 해양 요인을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변화와 피해비용 예측까지 나아가지는 못하였고, 특정 지역에 국한되 어 우리나라 전체를 다루고 있지 못한 점도 한계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개선하여 우리나라 김·미역 양식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 요인을 분석하고 IPCC의 최신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미래의 생산 량 변화와 그에 따른 피해비용을 예측하고자 한다.
기후변화 피해비용은 기후변화를 완화했을 때의 편익이며, 이는 기후변화 정책의 최적 수준을 찾는 것에 필요한 근거가 된다. 만일 수산업 또는 양식업의 피해비용이 산정되지 않는다면, 기후변화의 피 해 또는 기후변화 정책의 편익을 과소평가하여 적절한 기후변화 정책이 시행되지 못할 수 있다. 그리 고 피해비용 예측은 수산업 또는 양식업 중 어느 부문이 취약한지를 경제적인 가치로 드러내어 적응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대응 방안을 수립할 때 핵심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해조류 양식업의 피해비용 예측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적인 후생 손실을 최소화하는 정책 마련 의 필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제Ⅱ장에서 기후변화 및 해조류 생산 현황을 살펴보고, 제Ⅲ 장에서 분석 자료 및 분석 방법에 대하여 설명한다. 제Ⅳ장에서는 김ㆍ미역 생산에 미치는 기후변화 피해비용 산정 결과를 도출하고, 제Ⅴ장에서 분석 결과를 요약하고 결론을 내린다.
Ⅱ. 김ㆍ미역 양식 동향 및 기후변화 영향
1. 김·미역 양식 동향
2021년 김 생산량은 55만 톤으로 해면양식업 생산량의 22.8%를 차지하는 주요 품목이다. 생산량은 미역보다 약간 적지만 생산금액은 미역의 약 3.5배인 4,750억 원으로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 2010년대 이후 김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였고, 이에 힘입어 수출은 2019년 이후 1위 품목을 유지하고 있다(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 김은 생산, 가공, 유통 등 산업의 모든 과정이 국내 에서 이루어져 수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대부분 국내에 귀속되어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전의천ㆍ한상옥, 2019), 따라서 김은 수산물 수출과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이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통계청의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2021년 미역 생산량은 57만 톤으로 해면양식업 생산량의 24.0% 차지하고 생산금액은 1,370억 원이었다. 김과 마찬가지로 2010년대 이후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 는데 식용뿐만 아니라 전복 먹이용 생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1년산 기준 전복 먹이용 시설 비중 이 전체의 63.2%를 차지하여 전복 양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22). 또한 해조류 가 건강식품으로 국외에도 널리 알려지면서 미역 수요가 증가한 측면도 작용하였다(백은영 외, 2021).
2016~2021년 평균 기준 지역별 생산량을 살펴보면, 김ㆍ미역 모두 전라남도의 생산량 비중이 가장 높았다. 김은 전남, 충남, 전북, 경기, 부산 등의 순으로, 미역은 전남, 부산, 울산, 경남, 충남 등의 순 으로 생산량이 많았다.
2. 기후변화 영향
김과 미역은 수중에서 양식되므로 수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으며, 태양광 또는 일조시간, 용존 이 산화탄소, 영양염 등에 따라 온도의 영향은 달리 나타난다. 양식장에서 김의 생육단계는 가을의 수온 이 22°C 전후에서 15°C까지 내려가는 발아기와 15°C 이하의 생장기로 구분되며, 최성기에는 5~8°C가 생장적온이고 하한 온도는 4°C이다. 이후 봄까지 12~13°C가 될 때 생육이 정지하게 된다(국립수산과 학원, 1984). 미역은 양성기간의 수온이 8.8~19.9°C의 분포를 나타내며(국립수산과학원, 2016), 20°C 이하가 되는 시기가 미역 양식의 시작이 가능한 수온이다(국립수산과학원, 2022).
김과 미역은 9~10월 양식이 시작되어 주로 겨울철에 수확된다. 최근 우리나라 겨울의 기온이 2.1°C 상승하였는데(국립기상과학원, 2020), 최근의 수온 변동 또한 김과 미역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 타나고 있다. 2020년 김 생산이 2019년에 견줘 감소한 것은 많은 지역에서 잦은 수온 변동으로 김 생 장이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20). 김 작황에 영향을 미치는 황백 화 현상도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수온이 높고 용존무기질소가 부족하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김영식 외, 2018) 기후 요인이 관련되어 있다. 미역 또한 해수온이 상승하고 해양환경 여건이 좋지 못하여 엽체 탈락으로 인한 성장 정체가 나타나는데, 이 때문에 2021년 11월의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89.5% 감소하기도 하였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21). 이들 사례는 우리나라 해면양식 품종 14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의 취약성을 평가한 Kim et al.(2019)에서 김ㆍ미역이 가장 취약하다는 결과를 뒷받침한다.
미래 전망도 밝지 않은데, 기후변화가 현재의 추세대로 진행된다면(RCP 8.5 시나리오) 김의 생육 온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이 5~15°C 범위에 해당되는 일수가 2100년에 150일 내외 에서 100일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국립수산과학원, 2022). 150일 수준을 유지하는 지역은 21세기 중반에 남해안 일부와 동해안 일부로 축소되고, 21세기 후반에는 남한에서는 거의 사라지고 북한 해역으로 북상하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Ⅲ. 분석 자료 및 방법
1. 분석 자료
본 연구는 기후 요인이 김ㆍ미역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각각 김ㆍ미역 생산량을 결과변수로 설정하고, 표층수온, 표층염분, 강수량, 기온, 양식면적을 설명변수로 하는 패널자료로 회 귀모형을 구성하여 분석하였다. 기후 요인 변수는 미래 시나리오별로 전망 자료가 있으면서 선행연구 에서 인과성이나 장기적 균형관계가 있다고 분석된 변수이고2), 양식면적은 생산함수에서 생산요소를 대표하는 변수이다. 이외에도 김ㆍ미역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황백화 현상 등의 질병 요인 이 있는데, 이와 관련되는 수온 등은 기후 요인에 포함되었지만, 용존무기질소 등 영양염류는 변수로 구축하기 어려워 고려하지 않았다.
김ㆍ미역의 생산량과 양식면적은 각각 통계청의 어업생산동향조사와 천해양식어업권통계를 이용하 였다. 표층수온, 표층염분, 강수량, 기온은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의 ‘전지구 기후전망’ 자료를 이용하였 다. 이 자료는 국립기상과학원의 K-ACE 모델과 영국 기상청의 UKESM1 모델을 이용하여 과거 기후 와 미래 시나리오별로 자료를 생산하고 6개 앙상블을 평균한 값이다(기상청 기후정보포털). 이 자료에 서는 1850~2014년의 과거 재현 값과 시나리오별로 2015~2100년의 미래 전망 값을 얻을 수 있다. 다 만, 2000년 이전 양식면적 자료가 통계청에서 제공되지 않아서 2001~2014년의 자료를 이용하여 기후 요인과 생산량 간의 관계를 추정하였다.
본 연구의 예측 시나리오는 기상청의 ‘전지구 기후전망’에서 채택한 시나리오를 따르고 있으며, 이 는 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설정한 공통사회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 SSP) 시나리 오이다. 이 시나리오는 이전의 대표농도경로(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 RCP) 시나리오에 사 회경제적인 요소를 추가한 것이다. SSP 시나리오에 사용된 첫 번째 숫자는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사회 경제적 경로를, 두 번째 숫자는 RCP 시나리오와 동일하게 온실가스 농도 상승으로 추가되는 2100년 기준의 복사강제력(W/m2 )을 뜻하며, 본 연구에서 적용한 시나리오의 의미는 다음 <표 3>과 같다.
한편, 기상청의 SSP 시나리오별 표층수온 값의 예측치를 살펴보면, SSP 1-2.6 시나리오에서 2100년 까지 약 1~2°C의 상승하여 기후변화가 가장 완화되더라도 수온 상승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리고 현재의 추세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되는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4~5°C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되었다(기상청 기후정보포털). 이처럼 수온이 상승하면 생산 가능 시기가 짧아져서 생산량이 감소 하고 생산물의 품질에도 문제가 발생하여 산업적인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3>은 주요 김 양식 생산지인 전라남도는 충청남도의 표층수온 예측값을 나타낸 것으로, 시나리오에 따라 수온 상승폭의 차이가 크고, 그에 따라 양식 생산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분석 자료의 공간적 범위는 김ㆍ미역을 주로 생산하는 광역시ㆍ도이다. 김은 전남, 부산, 충남, 경 기, 전북의 총 5개 지역을, 미역은 전남, 충남, 부산, 울산, 경남, 경북으로 총 6개 지역을 분석 대상으 로 하였다. 겨울철에만 수확하는 김ㆍ미역의 특성상 생산량이 존재하지 않는 5월부터 10월까지의 자 료는 제외하고 2001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14년의 월별 데이터 자료를 사용하였다. 이에 따라 김에 대해 총 420개, 미역에 대해 총 504개의 균형패널자료를 구축하였다.
분석 자료의 기초통계량은 <표 4>, <표 5>와 같다. 김·미역 생산량의 평균은 각각 8,151톤, 9,905톤 이다. 전남에서 많은 양이 생산되고, 월별 생산량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표준편차가 크게 나타난 것으 로 확인된다. 김과 미역을 생산하는 지역의 표층수온과 기온은 여름이 포함된 5~10월을 분석에서 제 외하여 평균과 최댓값이 높지 않았다. 표층염분은 표준편차가 작았고, 강수량은 표층수온과 표층염분 보다는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식면적 또한 생산량과 마찬가지로 지역별 격차가 존재하여 표준편차가 높았다.
2. 분석 방법
본 연구는 기후 요인과 양식 생산량 간의 상관관계를 패널자료를 이용한 패널 회귀모형으로 분석한 다3). 횡단면자료와 시계열자료가 결합된 형태인 패널자료를 이용한 회귀모형에서는 패널 개체들의 관 찰되지 않는 이질성(unobserved heterogeneity) 요인을 모형에 반영시킬 수 있어 모형설정의 오류 (model misspecification)를 줄일 수 있으며(민인식ㆍ최필선, 2019), 시계열자료에서 자주 발생하는 설명 변수 간 다중공선성으로 인한 문제를 횡단면 측면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김상구 외, 2012). 또한 고정효과모형(fixed-effects model)을 적용하면 김ㆍ미역 생산량에 미치는 요인 중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식 (1)의 패널모 형을 구성하여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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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Water Temperature) : 표층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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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Surface Salinity) : 표층염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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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Rain fall) : 강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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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ir Temperature) : 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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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a(Aquaculture Area) : 양식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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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 : 월가변수(1월,2월,3월,4월,11월,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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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 연도가변수(2001 - 2014년)
식 (1)에서 yit는 김ㆍ미역 생산량을 나타내는 종속변수이며, i는 광역시ㆍ도를, t는 시간을 나타내 는 아래첨자이다. μi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 패널 개체(광역시ㆍ도)의 특성을 나타낸다. eit 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순수한 오차항이다. 이같이 시간을 고려한 패널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지 않으면서 관찰되지 않는 패널 개체의 이질적 특성(μi)을 간주하는 방법인데, 일반적으로 이질적 특성을 추정해야 할 모수로 간주하면 고정효과모형을, 확률변수로 간주하면 확률효과모형 (random-effects model)을 적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광역시ㆍ도의 집계된 자료를 이용하므로 각 개체가 확률적으로 선택된 표본으로 보기 어려워 확률변수로 간주하기보다는 고정효과로 간주하고 분석하였 다4). 그리고 해조류의 생산과 관련된 변수로서 관측되지 않는 월별ㆍ연도별 특성을 고려하기 위해 월 단위(11~4월)와 연 단위(2001~2014년)의 가변수를 추가하여 분석에 포함하였다. 선행연구에서도 중요 한 변수로 확인된 표층수온은 체감 및 체증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제곱변수를 추가하였고, 계절적인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월 가변수와 표층수온의 교차항을 포함하였다.
패널 회귀모형에서 기후 요인과 양식 생산량 간의 상관관계가 추정되면, SSP 시나리오별로 2050년 과 2100년의 기후 요인의 예측값을 적용하여 생산량 변화분을 산정하였다. 김ㆍ미역 양식의 기후변화 피해비용은 생산량 변화분의 가치를 평가하여 구할 수 있는데, 먼 미래의 수요와 공급의 상황을 가정 하여 가격 변화를 도출하기 어려우므로 기준 시점의 가격이 유지된다는 가정에 기초하여 2001~2014 년의 평균가격을 적용한 생산금액의 변화분으로 계산하였다. 이때 가격 추이의 계절성을 반영하기 위 해 월 평균가격을 월 생산량 변화분에 각각 적용하여 합산하는 방식으로 구하였다.
Ⅳ. 분석 결과
1. 기후 요인과의 상관관계 추정 결과
김 생산량에 대한 패널 회귀모형의 추정 결과를 보면, 표층수온, 표층염분, 기온, 양식면적이 통계적 으로 유의하였다(<표 6>). 표층수온과 김 생산량 간 체증 또는 체감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표층수 온 제곱 변수는 유의하지 않아 표층수온과 김 생산량은 음(-)의 선형적인 관계로 해석된다. 기온과 표 층염분 변수도 마찬가지로 음(-)의 방향으로 유의하여 기온이 1°C 상승하면 김 생산량은 960톤 감소 하고, 표층염분이 1psu 상승하면 7,807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양식면적과는 양(+)의 방향으 로 유의하여 직관과 일치하였다. 이밖에 강수량은 유의하지 않았다. 표층수온이 김 생산에 미치는 계 절적인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한 교차항은 4월의 표층수온만이 유의하였다. 4월은 다른 월에 비 해 수온이 높아지는 시기로 참조시점인 1월에 대비하여 높은 수온이 지속되면 작황 부진의 영향이 크 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월은 1월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미역 생산량에 대한 패널 회귀모형의 추정 결과에서는 기온 변수를 제외한 모든 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표 7>). 표층수온, 표층염분, 양식면적은 생산량과 음(-)의 관계이고, 표층수온 제곱 변수, 강수량은 양(+)의 관계로 나타났다. 월 가변수의 교차항은 2월을 제외한 나머지 월이 모두 유의하였다.
표층수온 제곱 변수가 유의하므로 표층수온의 영향은 제곱 변수와 월 가변수와의 교차항의 유의한 결과를 함께 해석해야 한다. 월 가변수의 계수가 모두 음(-)의 값이므로 모든 월에서 1차항은 음(-)의 값이 되고 2차항은 양(+)의 값이므로 표층수온에 대하여 극소값을 구할 수 있다. 월별로 극소값이 되 는 표층수온의 임계값은 1월ㆍ2월 13.6°C, 3월 17.0°C, 4월 19.2°C, 11월 20.7°C, 12월 16.4°C이다. 표층수온이 임계값에 도달할 때까지는 생산량이 표층수온에 대해 체감하고, 임계값을 초과하면 생산량 이 체증한다. 그런데 해당 월의 미래 평균 수온이 임계값을 넘지는 않으므로 미역 생산량은 표층수온 에 대해 2차식의 체감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월 가변수와 표층수온 교차항의 계수 중 11월 이 1월에 대비하여 가장 낮은 값으로 유의하여 11월의 수온 상승이 미역 생산량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된다.
강수량은 미역 생산량에 대해 양(+)의 방향으로 유의하여 강수량이 증가할수록 미역 생산량이 증가 하는 관계에 있다. 강수량 증가로 인한 영양염 유입의 증가가 미역 생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 로 풀이된다. 표층염분이 낮을수록 생산량이 증가하는 관계는 한인성 외(2013)의 결과와 같다. 다만, 미역 양식면적이 생산량과 음(-)의 관계가 있다는 점은 직관과 다른 결과인데, 양식면적 이외의 생산 시설량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5).
2. SSP 시나리오별 생산량 변화분 예측
패널 회귀분석 결과와 SSP 시나리오별 기후 요인의 예측값 결과를 바탕으로 김과 미역의 생산량 변화분을 예측하였다. 김 생산량은 2050년에는 2001~2014년 평균 대비 4.4~6.6만 톤 줄어들어 감소율 이 18.0~27.2%로 예측되었다. SSP 1-2.6에서 상대적으로 생산량 변화분이 적고, SSP 2-4.5와 SSP 5-8.5에서의 차이(5.9만 톤과 6.6만 톤)가 크지 않았다. 그렇지만 2100년에는 2001~2014년 평균 대비 5.0~15.1만 톤 줄어들어 감소율이 20.6~61.6%로 예측되었다. 2050년과 비교할 때 SSP 1-2.6과 SSP 5-8.5 사이의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2050년에 차이가 작았던 SSP 2-4.5와 SSP 5-8.5의 격차 (10.5만 톤과 15.1만 톤)도 확대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국립수산과학원(2022)의 김 양식 가능시기 분 포일수의 전망과 전반적으로 합치되는 결과이다.
미역 생산량은 2050년에 2001~2014년 평균 대비 7.3~11.1만 톤 줄어들어 감소율이 24.5~37.2%로 예측되었다. 2050년 김 생산량에 비해 더 큰 비율로 감소하지만, SSP 1-2.6에서 생산량 변화분이 적고 SSP 2-4.5와 SSP 5-8.5에서의 차이가 작다는 점은 유사한 결과이다. 2100년에는 2050년과 유사하게 7.2~10.3만 톤 줄어들고 감소율도 24.0~34.5%이다. 김 생산과 다르게 미역은 2050년과 2100년의 영향 정도가 유사한데, 기후 요인과의 상관관계가 다르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즉, 김은 표층염분이 생 산량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으나 2050년보다 2100년에 표층수온과 기온의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커 지면서 생산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미역 또한 표층수온과 기온의 부정적인 영향이 2050년보다 2100년에 커지지만, 표층염분과 강수량의 긍정적인 영향이 2100년에 많이 커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여 생산 감소의 정도를 완화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3. 기후변화 피해비용 산정
SSP 시나리오별 김ㆍ미역 생산량 감소분의 월별 예측 결과에 2001~2014년의 월별 평균가격을 적용하 고 합산하여 기후변화 피해비용을 산정하였다. 피해비용 산정 결과, 김은 2050년 297~508억 원이 감소하 였다가 2100년에 357~1,161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미역은 2050년에 411~618억 원, 2100년에 410~586억 원 감소하여 두 시점이 유사하였다. 이는 생산량 감소분의 결과와 대체로 비례적인 결과이다6).
Ⅴ. 요약 및 결론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수온 상승 경향은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국립수산과학 원, 2022), 김ㆍ미역 양식은 주로 가을에 시작하여 겨울에 생산되므로 기후변화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수온 상승에 민감한 품종이다. 더욱이 어류 양식과 달리 대규모 면적에서 양식하여 기후 요인을 적절 하게 통제하기 어려운 까닭에 적응능력도 낮게 평가되어 기후변화 가장 취약한 양식수산물로 분석되 었다(Kim et al., 2019). 그런데 김은 수출 수산물 1위 품목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요가 늘어나 고 있고, 미역은 양식 전복의 먹이로서 전복 산업과도 밀접하여 산업적인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김ㆍ 미역 양식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 연구는 표층수온, 표층염분, 기온, 강수량 등의 기후 요인과 김ㆍ미역 생산량 간의 상관관 계를 패널 회귀모형으로 추정하고, SSP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미래 기후 요인의 변화에 따른 생산량 변화분과 피해비용을 예측하였다. 김 생산량은 2050년에 18.0~27.2%, 2100년에는 20.6~61.6% 감소하 고, 피해비용은 2050년에 297~508억 원에서 2100년에 357~1,161억 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으로 기후변화를 상당히 완화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피해가 예상되고, 2100년에는 기후변화 완화 정도에 따라 피해비용이 크게 달라져 김 양식에 있어서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상당히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역 생산량은 2050년에 24.5~37.2%, 2100년에는 24.0~34.5% 감소하여 김 생산량과 다르게 두 시 점의 영향이 유사하였고, 피해비용도 각각 411~618억 원, 410~586억 원으로 비슷할 것으로 예측되었 다. 김과 달리 미역은 2100년에 서로 다른 기후 요인의 영향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여 상쇄되는 효 과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결과는 표층수온의 상승만을 고려할 때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 로 표층염분 등 다른 요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드러낸다.
이러한 피해비용은 단기적으로 고수온 등 어업재해에 따른 피해로 나타나고, 장기적으로 양식적지 변화에 따른 생산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최근 11년간 자연재해에 따른 양식생물의 피 해액 2,363억 원 중 53%가 고수온에 의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관련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국립수산 과학원, 2021). 이에 미역 등의 고수온 적응 품종을 개발하여 기장군에 배포하는 등 고수온 대응 움직 임도 나타나고 있다(기장군 수산자원연구센터, 2020). 앞으로도 고수온에 강한 품종 개발과 함께 예보 시스템의 강화, 양식적지 변화에 대응한 어장 재배치 등의 다양한 정책이 요청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산정된 기후변화 피해비용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통한 기후변화 완화의 편익이 기도 하여 완화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는 양식업이나 수산업만의 문제이거나 우리나라만의 문 제도 아니고 전 지구적인 정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양식업도 기후변화 완화의 편익(피해비용 저감)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투입 절감 등을 통해 탄소중립 노력에도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가용 자료의 제한으로 양식면적과 기후 요인 이외에 양식 생산에 미치는 다른 요 소를 고려하지 못하였고, 상관관계 분석의 자료 기간이 2001~2014년이 길지 않다는 점, 김과 미역의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해당 기간의 평균가격을 적용한 점이 한계이다. 그리 고 상관관계에 기초한 분석이어서 해양환경과 생태계의 연관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였다. 이는 자 연과학적인 연구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다. 향후 김ㆍ미역과 기후 및 해양 요인에 관한 정밀한 자료 의 구축과 더불어 가격 예측 연구가 축적된다면 기후변화가 양식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정확하게 예 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